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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고수가 사용하는 잔꾀어떻게 해야 말려들지 않을까?


[IGM과 함께하는 협상스쿨]
상대방이 만든 틀과감히 파괴하라 framing 
의도적 스트레스단호하게 시정 요구 stress 
착한 척하는 사람을 더 조심해야good·bad guy 
막판에 끼워 넣기 시도 땐 되받아쳐야 nibbling

Case "협상하지 맙시다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십니까?"

경기 침체를 견디다 못해 자신이 10년 전 설립했던 벤처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심한 나 사장협상이 예상보다 쉽지 않다아니죽을 맛이다그도 그럴 것이 협상 상대는 벤처 기업들을 헐값에 먹기로 유명한 사술통신

소문대로 사술통신과의 협상은 '고난그 자체다협상이 시작되자마자 사술통신이 던진 첫 제안은 이랬다. "협상이 '한 달내에 마무리되면 60억원을 드리죠하지만 한 달이 지나가면 저희는 50억원 이상을 드릴 수 없습니다시간이 많이 걸리면그 기간에 들어간 비용을 빼겠습니다."

'아니. 회계사들 말로는 회사 가치가 최소 80억원은 된다고 했는데….'갑자기 나 사장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이거 빨리 협상을 끝내 60억원이라도 받아야 하는 거 아닐까?'

가뜩이나 골치 아픈데나 사장을 괴롭히는 또 하나의 적이 있다바로 담배 연기사술통신 사람들은 협상 중 돌아가면서 담배를 뿜어댔고비흡연자인 나 사장은 괴로워 죽을 맛이다사술통신의 고압적인 협상 태도에 대놓고 피우지 말라고 하기도 힘들다

그래도 나 사장에게 한 가지 위안은 있다바로 사술통신의 안천사 전무그는 고함만 지르는 김악한 상무 옆에 앉아 때론 김 상무를 혼내고때론 나 사장의 얘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있다안 전무의 제안은 김 상무의 제안에 비하면 훨씬 부드럽다.

'사술통신에도 저렇게 훌륭한 분이 있다니….'

상대편이지만 너무 고맙고 정이 간다나 사장은 안 전무의 '상냥한제안을 거의 다 받아들이며 협상을 해 나갔다이렇게 겨우겨우 협상을 진행하며 계약서에 최종 사인만 남겨둔 상황

갑자기 김 상무가 이런 요구를 한다. "이번 M&A를 위해 저희가 실시한 실사 비용 정도는 지불해 주실 수 있죠?" 하루 종일 지속된 마라톤협상에 지친 나 사장은 자신도 모르게 ''라고 대답하고 협상을 마무리했다.

협상장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온 나 사장. 협상이 끝났지만 뭔가 기분이 찜찜하다. 사술통신의 협상단. 그들은 도대체 나순진 사장을 상대로 무슨 짓을 한 것일까? 


 




Answer 사술통신의 협상단은 나순진 사장의 기분을 무척 상하게 했지만사실 그들은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측면이 있다고도의 협상 전술을 구사한 것이다사술통신이 구사한 전술은 아래의 4가지로 요약된다그런 전술에 말려들지 않기 위한 대응책도 제시해 본다.


1. 프레이밍(framing) 전술→ 대응책:상대가 만든 틀을 뒤집어라

어느 날 직장 동료와 함께 갈비탕이나 먹을까 하는 생각에 고깃집을 찾았다고 하자. 종업원이 다가와 상냥한 미소와 함께 이렇게 말한다. "아이고, 오늘 좋은 고기 들어온 거 알고 오셨군요. 안창살도 최상이고, 등심도 끝내 줍니다. 어떤 걸 드실까요?"

이 말을 들은 당신과 동료는 '그럼 안창살(또는 등심)이나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종업원이 이미 '고기를 먹는다'는 것을 전제하고 '둘 중 무엇을 먹을지'에 대해서만 당신에게 선택권을 줬기 때문이다이것이 협상 고수들이 자주 쓰는 전술 중 하나인 '프레이밍 전술'이다아직 정해지지 않은 사실을 기정사실화해 놓고자신에게 유리한 틀 안에서 상대가 하나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앞의 사례에서 사술통신도 이 전술을 활용했다. '최대 60억원'이라는 금액을 이미 기정사실화해 놓고 시간이라는 요소를 선택하도록 해 나 사장의 관심을 가격이 아닌 시간으로 돌려버린 것이다.

시어도어 루스벨트(Roosevelt) 대통령이 선거에 나왔을 당시 선거본부장은 이 전술을 활용해 위기를 극복했다

선거 운동 시작 하루 전날기다리던 홍보 팸플릿 300만부가 나왔다팸플릿을 본 참모진은 경악했다루스벨트 후보의 사진 아래에 있는 'Copyright by John'이라는 문구를 그제야 발견했기 때문이다
존이라는 사진사가 찍은 사진을 참모진의 실수로 무단 사용한 것이다만약 이 팸플릿을 그대로 사용한다면 저작권법에 따라 최소 300만달러 이상의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하고자칫 저작권 무단 사용에 따른 도덕성 시비가 터질 수도 있었다

당신이 존이라는 사진사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하는 선거본부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협상을 못하는 사람은 일단 "죄송합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그리고 저작권료를 좀 깎아줄 수 없겠냐고 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달랐다협상 고수인 선거본부장은 존에게 전화해 다짜고짜 "축하한다"고 말했다그리고 "루스벨트 선거 팸플릿 300만부에 당신의 이름이 박힌 사진이 실렸습니다우리가 이런 호의를 베풀었으니 당신도 선거 기금으로 1000달러 정도를 후원하면 어떨까요?" 이 말을 들은 사진 작가는 실제로 250달러의 선거 자금을 후원했다선거 본부장이 프레이밍을 통해 존의 인식을 '사진 저작권'이 아닌 '사진 홍보'라는 틀에 가둬버렸기 때문이다.

협상장에서 프레이밍 전술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상대가 만든 틀대전제를 뒤집어야 한다앞서 나순진 사장의 경우라면 사술통신의 제안에 대해 "협상 시간은 나중에 이야기하고가격 이야기부터 합시다"라고 되받아쳐야 한다.

 

2. 스트레스(stress) 전술→ 정중하고 단호하게 중단해 달라고 요구하라

중국과 미국의 핑퐁 외교가 한창이던 1970년대, 미국 협상단은 협상이 끝날 때마다 괴로운 얼굴로 협상장을 빠져나왔다. 중국 협상단이 협상을 진행하는 내내 가래침을 뱉어댔던 것. 그것도 속이 훤히 보이는 유리컵에다 말이다. 가래침 가득한 유리컵에 질린 미국 협상단은 빨리 그 자리를 떠나고 싶었다.

이것이 협상학에서 말하는 스트레스 전술이다끊임없이 담배를 피워대던 사술통신의 협상단도 이 전술을 활용한 셈이다스트레스 전술을 사용하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이다하나는 상대의 평정심을 깨뜨려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다른 하나는 상대가 협상장을 빨리 벗어나고 싶도록 만들어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서다

무더운 여름날 협상 장소를 일부러 에어컨이 고장 난 장소로 섭외한다거나볼펜을 딱딱거리며 신경 쓰이게 하는 것도 스트레스 전술의 일종이다상대가 이러한 행동을 할 때는 당황하거나 흔들리지 말라

그리고 그러한 행동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하라이렇게 말해 보라. "담배 연기 때문에 협상에 방해가 됩니다꺼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중하면서도 단호한 태도를 보이면 스트레스 전술을 무너뜨리고 오히려 상대의 기를 꺾을 수 있다.


3. 굿가이 배드가이 전술→ 굿가이를 더 조심하라

사사건건 핏대를 높이며 나순진 사장을 괴롭히던 인상 '더러운김악한 상무그리고 그의 옆에 앉아 나 사장의 말을 잘 듣고 이해해 준 사람 좋은 안천사 전무누구라도 안 전무에게 고마움을 느끼고또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싶어질 것이다

이를 협상학에서는 '굿가이(good guy) 배드가이(bad guy) 전술'이라고 부른다이런 장면은 경찰서에서 흔히 볼 수 있다먼저 험상궂은 형사가 나와 피의자를 심문하기 시작한다욕설을 뱉어대며 피의자를 몰아세우고 있을 때갑자기 마음 좋게 생긴 형사가 나타나 험상궂은 형사를 내보내고 피의자와 마주 앉는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피의자의 입에 물려주며 이렇게 말한다. "저 친구 내가 봐도 너무 하네많이 힘들었지그러지 말고 나한테 얘기해?" 그러면 피의자는 담배를 한 모금 빨고 슬슬 자백을 시작한다

이 전술이 먹히는 이유는 사람들이 '대조 효과'라는 착시에 넘어가기 때문이다아주 극단적으로 대응하는 못된 상대 옆에 자신의 말을 조금이라도 잘 들어주는 착한 사람이 있다면우리는 착한 사람의 제안을 아주 좋은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기존에 생각했던 것만큼 만족스러운 제안이 아닐 경우라도 말이다이러한 전술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오히려 배드가이보다 굿가이에 조심해야 한다굿가이의 '선한제안을 더 치밀하게 분석해야 한다판단이 어려울 때는 잠시 정회를 요구하고우리 편끼리 내부 회의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4. 마지막 끼워 넣기(nibbling) 전술→ 눈에는 눈이에는 이

빨리 협상장을 빠져나가고만 싶은 나순진 사장의 발목을 잡은 마지막 제안은 "M&A 실사 비용 정도는 대 주실 거죠?"라는 사술통신의 요구였다.

긴 시간을 투자해 타결 직전에 있는 협상이 깨지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이러한 심리를 이용한 협상 전술을 '니블링(nibbling) 전술'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양복 가게 주인인데손님 한명이 두 시간이 넘도록 몇 벌의 옷을 입어보고 아주 고가의 양복 한 벌을 골랐다고 가정하자그 손님은 계산을 바로 앞둔 상황에 주변에 걸려있는 넥타이를 하나 보고, "비싼 양복 한 벌 샀는데이거 하나 끼워 주시죠?"라고 제안한다당신이 양복가게 주인이라면 그의 제안을 쉽게 거절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니블링 전술을 사용하는 상대에게 넘어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눈에는 눈이에는 이'라는 말이 있듯니블링에는 역()니블링으로 대응하면 된다넥타이를 요구하는 손님에게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역시 손님은 보는 눈이 있으십니다이 양복에는 이 넥타이가 딱이죠그렇다면 이 타이에 너무 잘 어울리는 셔츠 한 벌 더 사시죠그럼 제가 넥타이는 서비스로 드리죠"라고 말이다.

나순진 사장의 경우라면 이렇게 대꾸하면 어떨까? "좋습니다. M&A 실사 비용은 저희가 대죠대신 저와 함께 퇴임하는 임원들의 퇴직금은 충분히 보장해 주실 거죠?"


Posted by 탑스미네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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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고수가 되려면… 상대의 감성부터 건드려라

IGM(세계경영연구원최철규 부원장·김한솔 연구원






IGM과 함께하는 협상스쿨

진정한 협상 고수는 누구일까목소리 큰 사람논리로 무장한 사람지식으로 승부하는 사람아니다진짜 프로 협상가는 지식과 논리로 상대를 공략하기 전에 '감성(感性)'부터 건드린다고수(高手)들만이 활용한다는 감성적 협상법어떻게 해야 할까?

<상황 1> 따끈한 차 한 잔으로 첫 만남의 어색함을 풀어라

오질서 상무는 아침부터 협상 준비로 바쁘다. 최고 클라이언트인 '내맘대로 가구'와의 올 들어 첫 번째 협상이 잡혀 있기 때문. 오 상무는 장소부터 꼼꼼히 챙긴다. 회사에서 가장 조용한 회의실. 일자로 정렬된 테이블. 하나하나 정성스레 놓인 시원한 생수병들. 한 치의 오차도 없다.

약속된 시간이 5분 정도 지나자 '내맘대로 가구사람들이 들어왔다여기저기 둘러보며 잡담을 해대는 그들듣던 대로 그들은 자유롭다심지어 청바지를 입고 나타난 사람도 있었다. 30분 정도 지났을까갑자기 '내맘대로 가구'의 협상 대표가 "답답하니 10분만 쉬자"고 말한다제대로 시작도 안 했는데 갑자기 휴식을오 상무의 협상 준비뭐가 잘못됐을까?

■협상 비법 1:"오감을 활용하라"

오질서 상무의 협상 준비에는 크게 세 가지의 문제점이 있다.

첫째협상장의 환경오 상무는 가장 조용한 회의실에 테이블을 일렬로 배치했다많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협상장의 모습하지만 프로 협상가들은 절대 이런 환경에서 협상하지 않는다서로 맞서는 구도는 경쟁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프로 협상가들은 탁 트인 공간천장이 높은 곳을 선호한다이런 환경에서 사람들은 훨씬 더 긍정적이고 개방적이 된다그만큼 서로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커진다는 뜻테이블 배치도 중요하다반원형 혹은 V자형으로 테이블을 배치해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는 구도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이를 통해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협력자'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둘째시원한 물. '협상장에 차가운 생수 한 병 올려놓는 게 잘못됐다고?'

이를 설명하기 위해 재미있는 실험 하나를 소개한다. 10명의 면접관에게 한 사람의 구직자를 인터뷰한 후채용 여부를 결정하라는 미션을 줬다모든 면접관들이 똑같은 질문을 하고구직자는 똑같은 대답을 한다면접관들이 처해 있는 상황은 동일한 셈이다하지만 단 하나 다른 것이 있다바로 면접관들이 들고 있는 음료수의 종류다섯명의 면접관은 차가운 콜라를 들고 있다반면 나머지 다섯명은 따뜻한 커피를 들고 있다차가운 콜라를 마신 면접관과 따뜻한 커피를 마신 면접관한 사람의 구직자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놀랍게도 차가운 콜라를 마신 면접관들은 "채용하지 않겠다"고 답한 반면따뜻한 커피를 마신 면접관들은 "채용하겠다"고 답했다이 실험 결과를 분석한 예일대 심리학과 존 바그(John Bargh교수는 "커피의 따뜻한 기운은 사람들을 너그럽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즉 논리적 존재인 사람도 '어쩔 수 없이감성의 영향을 받게 된다는 말이다.

만약 오질서 상무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아마도 협상이 시작되기 전 따뜻한 차 한잔을 먼저 대접하며 상대의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줬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상무의 옷 선택이 잘못됐다상대방은 자유로운 분위기로 유명한 '내맘대로 가구'. 그런 고객을 만나는 자리에 '예의'를 갖춘다며 정장을 쫙 빼입고 나타나는 것은 오히려 상대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

권위적이고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독일의 투자은행 드레스너뱅크(Dresdner Bank)와 자유롭고 개방적인 문화로 알려진 이케아(IKEA) 간에 있었던 제휴 협상 사례를 보자이 두 회사의 제휴 가능성에 대한 외부의 전망은 차가웠다조직의 분위기가 너무나 달랐기 때문.

협상 결과는놀랍게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결과로 타결됐다비결은 간단했다보수적인 드레스너뱅크의 협상단은 어울리지도 않는 힙합 바지에 티셔츠를 입고서 나타났다
반면 이케아 협상단은 영화 '영웅본색'을 연상시키는 까만 양복을 있고 협상장에 등장했다상대방의 기업문화에 맞추려는 서로의 모습에 양측은 박장대소했고협상은 잘 마무리될 수밖에 없었다.


<상황 2> 일단 공감부터 한 후에 제안을 거절하라

"구매 단가를 동결한다고요?"

"네, 내부적으로 단가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결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조사 결과 올해 원자재 값이 7% 이상 오를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그러면 제조 원가 상승은 불 보듯 뻔한데, 단가를 동결한다니요?"

"원자재 값이 오른다는 건 단지 내부 조사 결과일 뿐 아닙니까? 단가는 양보할 수 없습니다."

'단가 인상 불가'라는 지침을 강하게 받고 협상장에 나온 강경한 상무. 상대는 원자재 값이 오른다, 운송비가 증가한다, 추가 인건비가 발생한다는 등의 논리를 대며 단가 인상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강경한 상무는 '안 됩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회사에서 워낙 강한 지침을 내렸기 때문에 그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급기야 상대는 "아니 그럼 우리 보고 손해를 입으면서 장사를 하란 말씀이신가요정말 듣자 듣자 하니까 너무하시네요!"라고 화를 버럭 내고는 협상장을 떠나버렸다.

강경한 상무의 협상법뭐가 문제였을까?

■협상 비법 2: "공감하라"

IGM 협상스쿨에서는 이런 협상 실습을 하곤 한다. 한 그룹에는 '상대의 의견을 무시하면서 제안을 거절하라'는 미션을 주고, 다른 한 그룹에게는 '상대의 의견에 공감을 표현한 후, 제안을 거절하라'는 미션을 준다.

그리고 협상이 끝난 후 제안이 거절당한 상대편 사람들에게 협상 결과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다결과는 놀랍다.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같지만협상 결과에 대한 만족감은 두 그룹이 천지차이다물론 후자자신의 의견을 공감받은 그룹의 만족도가 훨씬 높다필자가 수십 차례 협상 실습을 진행해 본 결과가 늘 그랬다.

이를 협상학에선 '공감(共感)의 힘'이라 부른다상대의 의견에 대해 일단 '공감'을 해 주면 협상의 분위기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달라지는 것이다.

앞의 상황에서 강경한 상무는 무조건 "안 된다"고만 말했다하지만 "원자재값이 오를까봐 걱정되시겠군요." "운송비 인상이 염려되시겠군요." 등과 같이 상대의 우려에 대해 공감만이라도 해줬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상대가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버리는 불상사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오해한다상대방의 의견에 공감하면 인정하는 것이라고하지만 공감과 인정은 다르다그저 상대의 말을 따라 하기만 해도그래서 상대가 자신의 입장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만 받아도협상이 풀릴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상황 3> 상대가 좋아하는 또 다른 주제를 제시하라

'부자 동네'에서만 소규모 직판매장을 운영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최고급 한우 매장 '일등한우'. 그리고 중소도시 위주로 매장을 갖고 있는 대형마트사인 '모조리마트'.

모조리마트의 나우선 이사는 일등한우 매장을 유치하기 위해 강원도를 제 집처럼 드나들며 정성을 쏟았다. 5개월의 구애 끝에 드디어 입점을 결정한 '일등한우'. 그런데 갑자기 가격 문제를 들고 나온다.

"좋습니다. 그렇게 부탁을 하시니 입점하도록 하죠. 단 가격은 현재 제시하신 금액보다 10% 더 주셔야 합니다."

"가격을 10%나 더 달라고요?"

"네. 현재 가격은 도매가를 기준으로 책정한 금액입니다. 마트에선 이보다 당연히 비싸게 판매될 거 아닙니까? 그러니 10% 정도의 가격은 더 주셔야 합니다."

'모조리마트'의 나우선 이사는 당황해 할 말을 잃었다. 가격 인상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유통비와 인건비 등을 빼면 수익이 나지 않을 게 뻔하기 때문.

"가격 인상은 힘듭니다. 일단 올해는 현재 가격으로 하시고 가격 부분은 내년에 다시 협상을 해보면 안 될까요?"

"안 됩니다!"

다 잡은 줄 알았던 대박 거래처를 잃을 위기에 처한 나우선 이사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협상 비법 3: "숨은 욕구를 공략하라" 

미국의 내셔널 풋볼 리그는 매년 시즌이 끝나고 마지막 행사로 올스타전(프로볼)을 개최한다. 문제는 수퍼스타 선수들이 올스타전에 참석하길 꺼린다는 것. 상금이나 출전비를 아무리 높여도 스타 선수들과의 협상은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풋볼 리그 관계자들은 올스타전 개최지를 하와이로 옮겼다그리고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부인 혹은 여자 친구와 함께 올 수 있도록 왕복 항공권 두 장과 하와이 최고급 호텔 숙박권을 제공했다.

결과는 놀라웠다스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참석하기 시작했다올스타전 출전을 통해 '합법적으로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이다훈련과 꽉 짜인 경기 일정 때문에 가족이나 애인과 보낼 시간도 부족한데함께 하와이로 놀러간다는 것은 그들에게 꿈과도 같은 선물이었다.

이 협상이 성공한 것은 ''이라는 관점을 '여행'이라는 관점으로 돌렸기 때문이다이를 협상학에서는 '숨은 욕구(Hidden Interest)를 공략한다'고 표현한다지금 당장의 협상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더라도 상대가 관심을 가질 만한 또 다른 안건을 제시해 협상을 부드럽게 풀어나가는 방법인 셈이다.

앞의 상황에서 '모조리마트'의 나우선 이사도 '일등한우'의 숨은 욕구를 공략해 보면 어떨까? 예를 들면 이런 제안도 가능하다. "저희 마트 입점 후에 다른 대형 마트와의 거래선을 추천해 드리겠습니다이를 통해 전국 규모 마트에 유리한 조건으로 입점하는 게 훨씬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만약 상대인 '일등한우'가 전국 규모 마트 입점에 관심이 있다면모조리마트와의 가격 조건에는 크게 매달리진 않을 수 있다혹은 "소를 키우는 데 필요한 다양한 물품을 우리 마트에 들어오는 싼 가격으로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하면 어떨까상대가 축사 유지 문제에 관심이 많다면이를 받아들이고 가격 조건을 양보할 것이다.


■ 에필로그

차가운 ''이 오가는 협상그래서 우리는 협상장에선 냉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하지만 프로 협상가들은 냉정하면서도 따뜻하다상대의 감성을 읽고 공략하는 협상협상 고수가 되는 첫 단계다.


Posted by 탑스미네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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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 하는 성격 다스리는 비법


평소 ‘욱’하는 성격을 가진 직장인 김주민(여ㆍ31)씨는 부장한테 잔소리를 들을 때 자주 화를 낸다문제가 해결되기는 커녕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만 한다화 참는 법’을 인터넷에서 찾았더니 명상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하면 괜찮아진단다상사에게 깨지고 있는데 두 눈 감고 명상을 하란 말인가

사소한 일에도 발끈하는 이진혁(38). ‘분노 삭히는 법’을 친구에게 물었더니 긍정적인 사고를 하란다장기적으로 볼 때야 도움이 되겠지만 당장 머리에서 ‘김’이 나는데 ‘그럴수도 있으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라고 어떻게 생각하겠나

화를 내면 두통어지럼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오면서 고혈압당뇨심장병 등의 성인병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다

상담이나 약물침 등을 통해 분노 조절을 치료할 수 있겠지만 번거롭고 돈이 든다명상취미생활운동친한 친구나 동료에게 속마음 이야기하기 등의 방법은 멀게만 느껴진다

많은 이들은 화가 날 때 당장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원한다전세일 포천중문의과대 강남차병원 스트레스 클리닉 원장과 김종우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화병ㆍ스트레스클리닉 교수 두 전문가에게 대처법을 들어봤다

10초 센 뒤 뒷감당 생각하라=화는 우리에게 없어선 안될 중요한 감정이다적당한 화는 몸의 긴장도를 높여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한다다만 지나치면 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다스리느냐를 알아야 한다

욱’하는 시기를 반사기라고 한다화가 치밀어 오를때는 천성적 경험을 바탕에 둔 자율신경이 반사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당장 이를 제지할 방법은 없다다만 숫자 열을 세면 반사반응을 억제하는 시간을 끌면서 신경을 안정시킬 수 있다다음은 급성기다이성과 감성이 교차하는 시기로 화를 억누르거나 표출하거나 둘 중 하나로 진입하는 단계다

이때 나 자신에게 ‘뒷감당할 계획이나 자신이 있으면 화를 내라’고 주문한다화를 낸 뒤 지금 상황을 수습할 수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당당히 화를 내라단 후회는 없어야 한다. ‘화 내고 속 편한 사람’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뒷감당할 자신이 없어 화를 삭힐 땐 잠시 화를 주머니에 넣어두고 자리를 옮겨 ‘으악~’소리를 지른다흥분된 상태에서 쌓인 것을 밖으로 배출하면 진정 상태로 돌아온다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무작정 뛴 다음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이 역시 교감과 부교감신경이 함께 작용해 심신이 안정된다. (전세일 원장)

◇화 날땐 대화 금지=갈등이 생기면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하지만 ‘울화통이 터질’ 땐 대화를 중지해야 한다한 템포 쉬어가는 것으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니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논쟁을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기보다 윗사람과 다툼이 생겼다면 “시간을 좀 달라”고 양해를 구한다그렇지 않으면 서로 간에 ‘막말’이 오가서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강을 건너게 된다마음을 가라앉힌 뒤 ‘진짜 화가 난 이유’ ‘앞으로 어떻게 바뀌면 좋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일까’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그런 다음 ‘I AM WORTH IT’이라는 구조로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평가하자

I(Important):그것이 나에게 정말 중요한가’를 생각한 뒤 ‘아니오’라고 생각되면 여기서 중단하면 된다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예’라면 다음단계인 ‘A(Appropriate):내 기분과 생각이 현재 상황에서 적절한가?’를 따진다
다시 ‘예’라면 ‘M(Modfiable):이 상황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여기에서도 ‘예’라면 ‘W(Worth it?):그런 행동을 취하는 것이 가치있는 것일까?’를 자신에게 묻는다

마지막으로 ‘예’가 나오면 화를 내고 뒷수습을 하거나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물론 질문 도중에 ‘아니오’가 나오면 거기서 중단해도 늦지 않다단계를 거치며 냉정함을 되찾을 수 있다. (김종우 교수

◇명상으로 화 다스려=두 전문가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화를 조절한 뒤 명상을 하면 어느정도 심신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명상은 제자리에서 분노 조절을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김 교수가 조언한 명상호흡법을 소개한다먼저 가부좌 자세를 취하고 방석을 엉덩이 끝부분에 받쳐서 앉으면 준비 자세가 완료된다허리는 곧게 세우고 턱은 바닥과 평행을 유지한다눈은 1m 아래를 본다코로 복식호흡을 시작한다

복식호흡이 잘 안된다면 숨을 내쉬면서 배를 약간 접어 넣는다는 생각을 갖고 실시한다배를 손으로 가볍게 눌러주며 숨을 쉴 때마다 숫자를 센다
이렇게 10번을 하고 나서 다시 처음부터 같은 명상을 시작한다잡생각이 명상을 방해하면 ‘잡념이 있구나’하고 흘려보낸 뒤 다시 호흡을 센다
일반적으로 한 호흡에 10초 이상 소요된다대략 50번 정도의 숫자 셈 작업을 하면 10분이 걸린다명상을 마친 뒤 정리된 마음으로 일상에 복귀하자




[화병 체크리스트] 

다음은 화병 증상 문항이다. 30점 이상이면 화병으로 볼 수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0점),그렇지 않은 편이다(1점) 중간 정도 그렇다(2점) 상당히 그렇다(3점) 완전히 그렇다(4점). 

1.내 삶은 불행한 편이다. 
2.한스러워지는 때가 있다. 
3.인생이 서글프다고 느낀다. 
4.서러움을 느낀다. 
5.억울함을 느낀다. 
6.신경이 아주 약해져서 마음을 가눌 수 없다. 
7.손발이 떨리고 안절부절 못한다. 
8.내 자신에게 실망할 때가 많다. 
9.얼굴에 열이 자주 달아오른다. 
10.가슴속에 열이 차 있는 것을 자주 느낀다. 
11.무언가가 아래(다리, 배)에서 위(가슴)로 치미는 것을 자주 느낀다. 
12.화나면 손이 저리거나 떨린다. 
13.소화가 안되고 체하는 편이다. 
14.몹시 피곤하다. 
15.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낀다.


자료:화병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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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날의 기분을 중요시한다.


2. 아침 일찍 일어난다.


3.
자는 시간에 관계없이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맞춘다.


4.
아침 일찍 일어나기 힘들다면 차 한잔 마시는 습관으로 시작한다.


5.
일어나서 맨 처음 할 일은 찬물로 세수하는 일이다.


6.
허둥대는 아침이 아닌 5분의 명상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7.
다음날의 계획은 전날 밤에 세운다.


8.
다음날 입을 옷은 미리 챙겨둔다.


9.
자정 전에 무조건 잘 수 있도록 노력한다.


10.
머리를 베개에 묻는 순간 모든 것을 잊어라.


11.
잠 안 오는 밤에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다.


12.
일에 있어서나 사람에 있어서나 범위를 좁혀 선별하되 정해진 것에 집중 투자한다.


13. 10
분의 낮잠은 밤잠 한시간의 차이가 있다.


14.
필요한 일과 필요치 않는 일을 구분한다.


15.
통근시간이 매우 생산적인 시간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한다.


16.
여유 있는 계획을 세운다.


17.
모든 일에는 데드라인이 있다.


18.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19.
모든 계획은 시작시간과 끝시간을 명시한다.


20.
항상 최상의 선택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아놀드 베네트의
"아침의 차 한잔이 인생을 결정한다"에서 

- 아놀드 베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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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꿈을 가지고 있는 남자
성공하는 남자는 어렸을때 가졌던 꿈을 늘 지키려고 노력한다.
'동심'의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일이 잘될 때나 못될 때나 그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도쿄에서 조금 떨어진 지방에서 유아교육관련 기업을 운영하는 사장이 있는데, 이 사장의 꿈은 고향인 그곳에 문화시설을 많이 설치하는 것이었다.
그의 꾸준한 노력 탓에 그 지역은 점차 교육을 중심으로한 문화 타운이 되었다.


2. 얼굴에 자신감이 넘치는 남자
성공하는 남자는 늘 자신감에 가득차 있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화를 내지도 않고, 어떤 상황도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사소한 일에 곧장 고함을 지르는 사람은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서 큰소리로 핀잔을 듣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3. 어린아이 같은 표정을 갖고 있는 남자
성공하는 남자는 가끔 어리광부리는 아이같은 표정을 지어 주위 사람들을 사로잡아버리곤 한다.
무서움을 모르는 순수한 어린 아이의 마음, 천진한 눈동자를 가진 남자를 주목해보라.
그사람이 무언가를 열심히 말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겉모습은 어른이지만 순수한 아이의 마음이 엿보여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4.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남자
성공하는 사람일수록 성실하다고 할 수 있다.
가정이나 가족을 소 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은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들떠있어 신뢰하기 힘들다.

 

5. 사전에 미리 준비하는 남자
중요한 사람을 만나야 한다면 사전에 미리 준비하는 계획성을 가져야 한다.
식당이라면 미리 가서 식사를 해보고, 그곳에 소믈리에나 지배인에게 '언제쯤 다시 올 것이니 잘 부탁한다'는 식의 인사를 남겨두는 철두철미함도 필요하다.
그정도 준비했다면 그 날의 미팅이 성공적이라는건 안 봐도 알 수 있겠지 ?


6. 돈을 어디다 써야할지 잘 판단하는 남자
단순히 과시하기 위해 돈을 쓰지 않는다.
돈의 용도를 확실하게 구분해 쓰는 사람과 자신에 대해서는 투자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라면
성공의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다.


7.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남자
한두번 실패를 통해 자신의 단점을 알게 되면 이것을 극복해 더욱 강한 사람으로 변신한다. 
장애를 극복하고 성공에 이른 사람들에게서는 반드시 '헝그리 정신'을 찾을 수 있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열심히 살고, 지금부터라고 결정했다면 조금도 미루지 않고 그 자리에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람이다.


8. 남자를 반하게 만드는 남자
성공하는 남자들 중에는 같은 남자들이 반할만한 사람들이 많다.
저 사람을 위해서라면 몸을 불사를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희생까지도 하겠다는 생각을 품게 만드는 사람이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받아들이며, 그 상처를 쓰다듬어줄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9. 거짓말을 하지 않는 남자
하고 싶지 않을 때나 말할 수 없을 때에는 '지금은 말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는것이 낫다.
말을 하게 될때에는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한다.
타인에게도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


10. 아랫사람에게도 배우는 남자
능력있는 상사라면 부하직원들의 잠재 능력을 이끌어내 발휘할 수 있게 해야한다.
그리고 부하에게서도 배우겠다는 열린 마음을 지녀야 한다.
실제로 이런 남자가 최후에 사람을 손에 넣고 이끌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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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나의 입이 된 시대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전통적인 언어생활도 달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말과 글의 뒤섞임이다. 말과 글은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라는 데서 비슷하지만 다른 점도 많다. 말하는 대로 받아 적으면 글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대화를 글로 옮기면 부정확한 표현이나 불필요한 군더더기 표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말을 그대로 적었을 때 어색하지 않은 글이 될 정도로,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말을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말을 받아 적었더니 통찰과 논리가 담긴 가르침이 되는 경우는 부처, 예수, 무함마드(마호메트)처럼 성인들이나 가능하지, 보통 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한 얘기다. 그러나 사실 공자나 소크라테스 같은 철인들이 제자들과 주고받은 대화가 책으로 엮이게 된 데에는 스승의 가르침을 논리적으로 정리한 제자들의 역할이 컸다.

말은 빠르고 글은 느리다. 말하기는 쉽고 글쓰기는 어렵다. 말은 생각하는 즉시 단어로 표현되지만 글은 생각하는 즉시 문장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생각의 흐름을 말로 드러낼 수 있지만 글로 옮기자면 수고롭고 시간이 걸린다. 글로 적는 순간에도 의식의 흐름이 이어지면서 생각은 바뀌고 다듬어진다. 거친 것들을 걸러낼 수 있어 글은 논리적이다.

말과 글의 또 다른 차이점은 기록되어 남아 있느냐다. 말은 말하는 그 순간 상대에게 전달되고 사라지지만 글은 다르다. 한 번 기록되면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 전승되고 유통된다. 말이 글로 기록되면서 한 세대의 지식과 지혜가 다음 세대로 이어지게 됐고, 인류와 문명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기록되어 전승된 말에는 이전 세대의 소중한 지식과 가치가 담겨 있다.

글로 대화하는 세대의 출현

우리는 이제 말풍선으로 소통한다.

스마트폰 세상이 되면서 말이 글 고유의 기능을 갖게 됐다. 부지불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글로 대화를 하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SNS 덕분이다. 스마트폰 이후 SNS를 통한 소통은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2012년 12월 카카오톡이 서비스 개시 1000일을 맞아 공개한 자료는 7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일주일 평균 6.38일, 하루 평균 43분간 카카오톡을 쓴다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청소년은 가장 열성적인 사용자다. 2012년 6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의 고교생과 대학생 4876명을 대상으로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도 유사하다. 하루 평균 카카오톡 이용 시간이 두 시간을 넘는다고 답한 고교생과 대학생은 2396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57퍼센트였다.

청소년과 젊은 층에서 시작된 문자 대화는 갈수록 광범하게 확산되고 있다. 젊은 층의 문자를 통한 대화 문화는 하나의 새로운 사회적 의례로 자리 잡고 있다. 청소년들은 기성세대와 구별되는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시도로, 또래와의 문자 대화에서만 통하는 용어와 이모티콘, 줄임말을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전의 휴대전화에서도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글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는 있었지만 글이 말을 대체한 것은 카카오톡, 라인, 왓츠앱 등과 같은 스마트폰의 ‘메신저 앱(문자메시지 애플리케이션)’에 이르러서다.

메신저 앱을 통한 소통은 기존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와 약간 다른 점이 있다. 문자메시지들도 지금은 대부분 별도의 요금을 내지 않고 쓸 수 있지만, 메신저 앱 이전 문자메시지는 한 통에 30원, 20원씩 요금이 부과됐다. 과거의 전화 예절이 ‘용건만 간단히’였던 것처럼 문자메시지도 필요한 내용 위주의 소통이었다. 지금의 10대들처럼 상대의 말끝마다 “ㅋㅋ”라고 맞장구를 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아이폰에서 대화 상대와 과거의 문자메시지 내용을 모아서 보여주는 기능이 비로소 생겨났지만 그 이전에는 과거의 문자 내역이 흩어져 낱낱이 존재했다. 문자메시지는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내용이 80바이트로 제한돼 있어서 띄어쓰기를 포함해 40자가 넘으면 발송이 불가능했다. 나중에 40자 이상의 사연이나 이모티콘 또는 사진 같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보낼 수 있는 기능(MMS)이 추가됐지만 송수신자 모두에게 별도의 요금이 부과됐다.

하지만 메신저 앱 이후에 상황이 달라졌다. 우선 상대와 문자를 주고받는 데는 돈이 들지 않는다. 문자를 주고받을 때마다 요금을 내지 않고 와이파이만 되면 공짜로 쓸 수 있는 특성상 용건 위주의 통신이 아닌 재미와 수다 위주의 소통이 이뤄지게 됐다.

일상의 대화나 다름없는 메신저 앱 소통. 글뿐만 아니라 각종 스티커와 이모티콘으로 감정과 표정을 대신한다.(메신저 앱 ‘라인’)

메신저 앱 의 기술적 특성은 그 서비스를 통해 오고 가는 문자메시지의 내용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용건 위주의 정제된 사연이나 글 대신 자신의 감정이나 상태를 표현하는 도구로 쓰이기 시작했다. 메신저 앱 은 점점 일상의 대화를 닮아갔다. 메신저 앱에서는 상대의 말에 대꾸를 해주거나 자신의 반응을 이모티콘과 사진으로 표현한다. 대화는 상대 앞에서 서로 주고받아야 하는 즉시성과 응대성이 있기 때문에 대화와 비슷한 메신저 앱은 상대가 문자를 보내면 곧바로 대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사용자들 사이에 정착한 일반적 사용법이다. 하지만 실제 대화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상대가 떨어져 있어도 소통이 가능하고, 바로 응대하지 않고 서너 시간 뒤에 대꾸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상대와의 대화 내용이 시간 순대로 모두 기록되어 언제든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채팅방을 열고 대화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근래에는 메신저 앱, 카카오톡 대화 중에 재미난 내용만 모아 소개하는 ‘카톡 유머’라는 새로운 유머 장르가 생겨나기도 했다.

대화가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

메신저 앱 이 불러온 가장 중요한 변화는 우리가 말을 글로 자동 기록하는 언어생활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메신저 앱 대화가 말을 대체하면서 대화가 통째로 기록으로 남고 있다. 나와 상대와 서버에 세 개의 원본이 있는, 일종의 내용 증명 대화다. 내가 스마트폰에서 대화 내용을 지워도 상대의 전화기에는 그대로 보존돼 있다.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이 대화 내용을 모두 지워도 메신저 앱 서버에는 그대로 남아 있을 수도 있다.

메신저 앱이 기존의 문자메시지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또 하나의 특징은 두 사람 간의 통신만이 아니라 세 사람 이상 수백 명이 한 방에 모여서 대화를 나누는 ‘집단채팅’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는 웬만하면 한 학급의 학생들이 집단채팅 방을 만들어 소통하고 있으며, 몇몇 친구들끼리 또 별개의 채팅방을 만들어 운영한다. 일부 청소년 사이에서는 ‘카톡 왕따’나 ‘카톡 감옥’ 같은 사이버 괴롭힘의 수단으로 신기술을 악용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메신저 앱 집단채팅에서 나눈 대화 내용은 거의 비밀이 지켜지기 어렵다. 대화에 참여한 사람들이 대화 뒤에 채팅방을 빠져나오거나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대화 내용을 삭제하더라도 누군가는 이를 보관하고 있을 수 있다. 더욱이 대화 내용은 스마트폰에서만 보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메신저 앱들이 제공하는 ‘대화 내용 이메일로 보내기’ 기능을 감안하면 메신저 앱의 채팅은 사실상 누군가에 의해 보존되고 있는 준영구 기록으로 여겨야 한다.

말이 글로 바뀌어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 머물다 허공으로 사라지던 대화가 기록으로 바뀌어 빛의 속도로 유통되는 세상이다. 말이 글로 바뀌어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은 이따금 편리할 때가 있지만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다. 국회에서는 특정한 발언 내용을 속기록에서 삭제할지를 둘러싸고 정당 간에 다툼을 벌이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공적인 회의 자리에서 국회의원 스스로 자신의 말이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을 알고 카메라와 속기사 앞에서 발언한 것인데도 나중에 후회할지 모를 말을 기록에서 삭제하려고 다툼을 벌이는 것이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고 일부 이용자는 메신저 앱을 쓰기 위해 스마트폰을 구매할 정도로 매신저 앱은 인기가 높다. 하지만 메신저 앱의 서비스 구조와 기술적 특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이용자가 많다.

몇몇 연예인들의 성범죄가 드러난 것도 상대의 메신저 앱을 통해서였다. 생생하게 기록된 구체적 정황이 범죄 혐의 입증에 결정적 단서가 되었던 것이다. 상대와 직접 메신저 앱을 하고도 초기에 혐의를 부인했던 이들은 사실이 드러난 뒤에 정보기술에 대해 무지한 데다 부도덕하다는 비난을 함께 받았다. 유명인들만이 아니라 일반 범죄 사건에서도 메신저 앱에 남아 있는 대화는 증인들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실체적 진실을 드러내는 주요한 증거로 기능하고 있다.

메신저 앱을 사용할 때는 중요한 기술적 특성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첫째, 메신저 앱 대화는 말이 아닌 글이라는 점이다. 허공으로 사라지는 말과 달리 영구히 보존될 수 있는 글로 대화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둘째, 내가 메신저 앱으로 말한 내용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도 모르게 대화 상대나 집단채팅방의 누군가가 대화 내용을 저장하거나 이메일로 보내 보관할 수도 있다. 일단 말하고 나면 주워 담거나 부인할 도리가 없다. 셋째, 메신저 앱의 기능을 충분히 알고 써야 한다. 숫자로 표시되는 수신 확인 기능이 있어서 상대가 나의 메시지 수신 여부와 확인 시각을 알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일찌감치 확인해놓고 이튿날 “방금 확인했다”고 둘러댄다면 상대에게 불신만 안겨줄 뿐이다.

메신저 앱의 대화가 주요 범죄에서 결정적 증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검찰과 경찰의 압수 수색이 쇄도하면서 메신저 앱 운영사는 이용자의 메시지를 서버에 보관하는 기간을 계속 단축하고 있다. 메신저 앱과 달리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는 통신업체 서버에 그 내용이 저장되지 않는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문자 내용은 발신과 수신 즉시 삭제하고 발ㆍ수신 기록만 1년간 서버에 저장한다.

카카오톡 사찰은 디지털 시대의 편리함에 가려져 있던 어두운 그늘을 드러낸 사건이다. 텔레그램으로 망명한다고 해서 이 모든 그늘이 사라질 수는 없다. 디지털의 속성을 파악하고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출처: 카카오톡 홈페이지>

사라짐을 구현한 서비스들

이런 상황에 착안한 새로운 서비스도 나타나고 있다. 듣는 즉시 사라지는 말처럼 문자 대화도 확인 즉시 자동 삭제되는 기능을 적용한 서비스다. 2013년 국내에 선보인 SNS 프랭클리는 메시지를 확인하고 10초가 지나면 대화 상대의 창에서 내용이 자동 삭제된다. 삭제되면 회사 서버에서도 복구할 수 없다. 단체대화방에서 누군가 대화 내용을 저장하면 모두에게 그 사실이 통보된다. 라인, 마이피플 등도 사용자가 대화 내용이 자동 삭제되도록 설정할 수 있는 ‘타이머 챗’ 기능을 추후 도입했다.

이 분야에서는 2011년 7월 미국에서 선보인 사진공유 앱 스냅챗(SnapChat)이 개척자다. 주고받은 사진이 즉시 삭제돼 흔적이 사라지는 기능을 이용해서 은밀한 사진이 오갔고, 덕분에 누드챗(Nude Chat)이란 별명을 얻었다. 페이스북도 2012년 유사 서비스인 포크(Poke)를 내놓았다.

빅토어 마이어쇤베르거는 일찍이 2009년 저서 [잊혀질 권리]에서 정보에 유통기한을 설정하자고 제안했다. 기록과 보존이 수월해진 디지털 세상에서 기록 대신 망각이 사업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메신저 앱들은 이동전화 문자메시지 기능에 비해 대화 기록 보존과 집단채팅방을 우월한 특성으로 강조하면서 빠르게 문자메시지 기능을 대체했다. 하지만 2014년 10월의 국내 메신저 앱 사용자들의 ‘사이버 망명’ 사태는 문자메시지 앱의 이러한 기능적 우월성만 앞세우고 보안과 같은 사용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업체와 사용자에게 독이 되는 기능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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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권 | 한겨레신문 부설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언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한양대 신방과 겸임교수를 지냈다. 1990년부터 한겨레신문 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2014년 설립된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2014), [인터넷에서는 무엇이 뉴스가 되나](2005), [별별차별](2012, 공저)을 저술했으며, [잊혀질 권리](2011)를 번역했다. 사람과디지털연구소를 통해 디지털 시대, 기술의 새로움과 편리함 너머 더 행복하고 지혜로운 사용법을 성찰하고 널리 알리면서 ‘디지털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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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철학과 구체적인 지침을 ‘디지털 리터러시’ 개념으로 제안한다. 디지털의 속성과 구조를 파악하고 디지털 문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이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필수 교양이 된 것이다. SNS가 주는 박탈감이나 행복감 모두를 성찰하면서 도구로서 현명하게 사용할 방법을 권한다. 사람과 디지털의 건강한 관계 맺기를 위한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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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폭력과 공감 능력의 저하 이미지 1

카페에서는 마주 보고 대화하면서 정겨운 눈빛을 교환하는 대신 서로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스마트한 연인’들이 쉽게 눈에 띈다.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준 뒤 아이가 수시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고 메신저 앱으로 손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반색하던 부모들이 오래지 않아 후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스마트폰이 자녀 손에 주어진 이후 자녀와의 대화가 단절되었다면서 스마트폰을 사준 것이 잘못이라고 자책하는 부모들도 있다.

스마트폰과 SNS 등 디지털 기술은 역사상 어떤 도구보다 강력하고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췄지만 디지털 기술의 확산이 오히려 사람들의 관계 형성과 소통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역설적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외로워지는 사람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사회심리학 교수로 30여 년간 과학기술이 사회에 끼친 영향을 연구해온 셰리 터클이 2010년 펴낸 《외로워지는 사람들》은 소셜네트워크 환경에서 더욱 외로움을 경험하는 현상에 대한 심층 보고서다. 온라인에서 더 쉬워지고 편리해진 연결은 느슨한 형태의 인간관계를 풍부하게 형성해주는 한편 인간관계의 질적 경험 또한 피상적으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이 책의 원제는 “모두 다 함께 외로이(Alone Together)”이고, 부제는 “우리는 왜 기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서로에게는 덜 기대하는가(Why We Expect More from Technology and Less from Each Other)”다.

“모두 다 함께 외로이”

네트워크화된 세상에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상대와 즉시 연결될 수 있게 됐다. 더 쉽게 더 많이 더 오래 연결되었지만 오히려 외로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은 초연결(하이퍼네트워크) 세상을 만들어낸 동력인 동시에 피상적 관계와 외로움의 근원이다. 기술 발전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방법의 진화는 더 많은 연결과 쉬운 만남을 가능하게 했다. 교통과 통신 수단의 발달에 따라 소통의 범위와 내용은 점점 늘어났고 소통의 방식은 변해갔다. 우편은 글을 통해 용건을 주고받는 특성상 정제된 내용 위주였고, 전신(電信)은 높은 비용과 빠른 전달이라는 특성 탓에 오가는 내용과 형식이 제한되어 있었다. 전화는 상대와 직접 음성을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즉시성과 동시성을 지녔다.

목소리는 글이나 전보 같은 문자의 형태로는 전할 수 없는 다양한 정보를 전달했다. 전화선 너머 상대의 표정 변화는 볼 수 없지만 목소리에는 많은 표정이 담겨 있다. 목소리의 크기, 강도, 높낮이, 빠르기, 음색, 발음의 명확도 등이 함께 전달된다. 어조와 음색을 통해서는 말하는 사람이 기쁜지, 화가 났는지, 무관심한지와 같은 감정 상태와 의지가 전달된다. 전화 통화에서는 목소리를 통해서 나의 상태도 마찬가지로 상대에게 전달된다.

상대를 만나 얼굴을 보면서 대화하는 것만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전화 통화는 발신자와 수신자가 목소리의 변화를 느끼면서 상대와 감정을 교환하는 행위다. 전화선 건너편의 상대가 목소리에 반가움을 담아 보내면 그에 대한 나의 반응도 목소리에 담겨 보내진다. 짜증낼 것이 뻔한 사람이나 거북한 상대에게 전화를 거는 일은 마음에 적잖은 부담이 된다. 컴퓨터가 없던 시절에도 직접 말하기가 부담스러워서 전화 대신 메모나 편지로 용건을 전하는 경우도 있었다.

발신자와 수신자가 함께 전화기를 붙잡고 있어야 하는 음성 통화와 달리 문자메시지와 SNS는 동시 연결성 없이도 소통이 가능한 방식이다. 수신자가 전화에 응답할 수 있는 상황인지를 살피거나 문의할 필요 없이 발신자가 마음 내키는 순간 문자를 보내도 문제없다. 받는 사람의 상황이나 메시지에 대한 반응을 고려할 필요 없이 발신자가 원하는 대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편리함이 있다. 메신저 앱 덕에 사실상 비용이 공짜가 된 것도 부담이 낮아진 요인이다.

라인,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앱의 인기는 편리하고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능 때문만이 아니다. 목소리를 통해 전해지는 상대의 감정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점도 메신저 앱이 소통 수단으로 인기를 누리는 이유의 하나다. 하지만 감정적 긴장에 대한 부담 없이 상대와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은 전에 없던 부작용을 낳고 있다. 더 오랜 시간을 들여 소통함에도 관계는 피상적이 되고 외로움은 깊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둔감해지는 아이들

디지털 세대는 주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소통하고 관계가 인터넷을 매개로 형성되면서 공감 능력과 사회성 발달이 영향을 받고 있다. 단적인 사례가 청소년층의 메신저 앱을 통한 ‘왕따’ 또는 ‘폭력’ 현상이다. 괴롭히려는 친구를 메신저 앱의 집단대화방에 초청해 대화방 구성원들이 돌아가며 심한 욕설로 괴롭히는 행위다. 2012년 8월 14일 서울 송파구의 한 여고 1학년생이 메신저 앱 폭력에 시달리다가 아파트 11층에서 투신자살한 충격적 사건이 있었다. 주변 학생들이 메신저 앱 대화방에 초대해놓고 “맞아야 정신 차릴 년”, “OO년”, “O년” 등의 욕설을 퍼부으며 숨진 여학생을 괴롭혔다.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쓰게 되면서 각급 학교마다 유사한 SNS상의 언어폭력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여자 중고등학교의 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요새 학생들 간에 물리적 폭력이 문제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메신저 앱을 통한 왕따 같은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 폭력은 오히려 광범하고 심각해졌다”고 말한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사이버 불링(스마트폰으로 메신저 앱이나 SNS 등을 이용해 상대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행동 또는 그러한 현상을 일컬음)

청소년기의 배타적 또래집단 형성과 ‘왕따’ 같은 특정인 배제 또는 폭력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근래 들어 왕따와 집단 괴롭힘 같은 학교 폭력 기사가 많아진 것은 디지털 세대에서 비롯한 특성이라기보다는 매체의 발달로 그런 사례가 더 많이 알려지게 되어서라거나 사회가 더 경쟁적이고 폭력적으로 바뀌어서라는 설명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한 왕따와 집단 괴롭힘 현상을 이제껏 청소년기에 흔히 나타났던 일탈 현상으로 보고 넘겨버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인터넷상의 왕따와 괴롭힘이 과거와 근본적으로 다른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디지털 소통 방식의 특성에 기인한다.

미국 코미디언 루이스(C. K. Louis)는 2013년 한 방송의 토크쇼에서 재치 넘치게 스마트폰의 폐해를 재치 있게 지적한 바 있다. “아이들은 짓궂은 장난을 하면서 자라게 마련이지요. 친구에게 ‘야, 뚱보야’ 하고 놀렸다가 친구의 안색이 안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아, 사람을 저런 식으로 놀려서는 안 되겠구나’라고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뚱보야’라고 글을 남기면 그걸 깨닫는 대신 ‘재밌네’라고 혼자서 생각하게 되지요.”

내 말에 대한 친구의 반응을 보고 어떤 말이나 표정이 상대를 화나게 또는 기쁘게 하는지를 관찰하면서 판단력과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 성장 과정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문자로 소통을 하다 보면 아무리 오랜 시간 채팅을 하더라도 얼굴 표정이나 목소리의 변화를 통해 상대의 감정 변화를 살피면서 소통할 때의 경험을 할 수 없게 된다.

많은 학생들이 메신저 앱을 통해 친구를 괴롭히는 배경에는 자신의 말에 반응하는 친구의 표정을 읽거나 목소리를 들을 필요 없이 일방적으로 욕설을 쏟아낼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출처: 충북지방경찰청>

얼굴을 마주 보거나 음성을 주고받으면서 하는 대화가 인터넷을 통해 문자로 이뤄지게 되면서 일어나는 주요한 변화는 공감 능력의 저하다. 속칭 ‘눈치빨’이 떨어지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친구에게 “야, 뚱보야”라고 말했다가는 주먹다짐을 하게 되거나 친구의 불쾌해하는 반응과 직면하게 된다. 일상에서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말을 할 때마다 상대의 감정과 상태를 살피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자 사회화 과정이다. 형제자매가 많은 가정에서 자라나 눈치가 발달한 막내들이 대체로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인간관계가 원만한 경향을 띠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처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나 성장 과정에서 낯선 사람이나 거북한 상대와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경험을 충분히 하지 못한 어린 세대는 사회성 발달이 저해될 수 있다. 물론 젊은 세대가 눈치 볼 필요가 줄어든 데는 디지털 기술 이외에도 다른 이유가 많이 있다. ‘눈치 파악’의 퇴화에는 한 자녀 가정, 빈곤 탈피, 성과 제일주의의 경쟁 사회, 학습량 과다, 인성 교육 부재, 개인주의 문화 등 다양한 요인이 배경으로 있다. 하지만 그중에도 디지털 기술을 통한 발신자 위주의 소통 문화가 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젊은 세대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여기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자기 생각 위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눈치 빵점’의 인간으로 자라날 우려가 있다.

머레이비언의 법칙, 소통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2008년 미국 에머리대 영문학 교수 마크 바우어라인은 “가장 멍청한 세대(The Dumbest Generation : How the Digital Age Stupefies Young Americans and Jeopardizes Our Future)”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펴냈다. 그 책에 따르면 1980~1990년에 태어난 미국의 젊은 세대(Y세대)는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대중화되는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내는 바람에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채 문자메시지와 SNS에만 몰두하게 됐다고 한다. 전자 기기를 통해 문자 위주의 소통을 하는 Y세대는 상대의 표정이나 몸짓, 손동작, 목소리의 떨림 등 ‘보디랭귀지’로 전달되는 비언어적 메시지를 해독하는 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이는 기성세대와의 갈등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대화에서는 오고 가는 메시지 못지않게 표정, 시선, 몸짓, 자세 등 비언어적 요소가 중요하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사회심리학과의 앨버트 머레이비언(Albert Mehrabian) 교수가 1971년 《침묵의 메시지(Silent Messages)》를 출간했는데 이후 그가 제시한 비언어적 소통의 중요성은 ‘머레이비언의 법칙’(‘메라비언의 법칙’으로 통용되고 있다)으로 공식화되었다. 머레이비언의 법칙은 한 사람이 상대로부터 받는 인상은 언어(메시지 내용)에 의해 불과 7퍼센트만이 형성되고 그 외 청각(음색, 목소리, 어조) 38퍼센트, 시각(시선, 표정, 몸짓, 자세) 55퍼센트 등 비언어적 요소에 의해 주로 형성된다는 이론이다. 주로 설득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활용되어온 이론이지만 비언어적 소통의 중요성을 규명한 머레이비언의 이론은 인터넷을 통한 소통 분야에서도 시사점이 크다.

머레이비언에 따르면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선, 표정, 몸짓, 자세’다. 최근 눈을 마주보고 감정을 나누며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가?

메시지의 내용보다 말하는 이의 음성과 눈빛을 통한 소통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은 문자 기반의 소통을 위주로 하는 디지털 세대가 기본적인 소통 능력을 배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소셜네트워크나 문자메시지를 통해서는 음성 정보가 오가지 않기 때문에 목소리에 드러나는 상대의 감정 변화를 읽을 수 없다. 오로지 텍스트로만 정보를 주고받을 뿐이다.

문자메시지와 소셜네트워크가 말을 대체하는 소통 수단이 되면서 의성어, 이모티콘, 스티커 등을 동원해 자신의 느낌이나 상태를 표현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실제 대면 대화에서는 대화가 이루어지는 시간과 공간을 비롯해 다양한 맥락적 정보가 공유되는 상태에서 말하는 이의 감정이 목소리와 표정으로 숨김 없이 드러난다. 인터넷 채팅에서는 발신자가 자신의 상태를 임의로 노출하는 구조다. 메신저에서 대화명(스크린네임), 프로필 사진 등을 통해 자기 상태를 알리는 이들도 있지만 감정에 따라 매번 바꾸기는 어렵다. 화난 상태여도 프로필 사진은 웃는 얼굴이다. 공감을 표현하는 방법도 지극히 제한적이다. 페이스북에 다쳐서 아프다는 얘기를 올려놓거나 슬픔에 잠겨 있다고 표현해도 친구들은 ‘좋아요’ 버튼을 눌러서 관심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 SNS로 소통을 하는 배경에는 상대의 감정을 읽게 되고 자연히 자신의 감정 또한 드러나게 되는 대면 대화를 기피하려는 심리도 있다. 음성 통화와 달리 스마트폰을 통한 문자메시지는 메시지의 내용이나 응답 방식을 발신자가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전화기 건너편 상대의 반응과 감정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우리 이제 그만 만나.” 마주 보고 있는 상대의 표정과 눈빛, 목소리를 온몸으로 느껴야 하는 부담감 없이 ‘용건’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메신저 앱을 통해 이별 통보가 오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청소년 문제 연구자들은 사춘기의 자녀들이 가족과의 식탁에서까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이유는 디지털 콘텐츠에 몰입해서만이 아니라 부모와의 대화를 의도적으로 기피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처음 만난 사이거나 서먹서먹한 관계에서 오는 어색함을 통해서 사람들은 관계를 진전시켜나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어색한 관계를 바꾸고 싶다면 상대의 말하는 태도와 의도를 이해하기 위해 집중하고 노력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지닌 사람들은 서먹서먹하거나 어색한 관계를 만날 경우 사춘기 아이들처럼 손쉽게 어색함을 회피할 도구를 갖고 있는 셈이다. 어색한 분위기에서 마치 중요한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주의를 돌릴 수 있다. 어색함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노력을 기피하게 되면 자연히 공감 능력이 개발되기 어렵다.

디지털 소통은 늘어났지만 점점 더 외로워지고 둔감해지는 우리들, 잠시 유리감옥을 벗어나 사람들과 직접 마주하는 시간을 늘려보면 어떨까?

셰리 터클은 네트워크화된 문화에서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감정적 교환의 부담이 따르는 대면 관계가 줄어들고 그 자리를 페이스북처럼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상대와 적당한 거리 두기가 가능한 ‘느슨한 유대’가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사람과도 소셜네트워크에서 손쉽게 관계가 형성되며, 실제로 만나 부대낌을 경험하는 대신 마음먹은 대로 자신의 프로필을 만들고 선택적으로 회피하거나 반응할 수도 있다. 결국에는 관계를 위해 내가 짊어질 부담 없이 내 요구대로 나에게만 맞춰주는 ‘로봇’과의 관계 형성으로 이어진다. 실제 대면과 대화를 통해 형성되는 진실된 친밀함을 대체하는 것이다.

SNS가 대면 대화나 음성 통화를 통한 소통을 대체하면서 일어나는 공감 능력의 저하는 신경 발달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3년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의 바버라 프레드릭슨(Barbara Fredrickson) 심리학과 교수는 얼굴을 맞대고 목소리를 주고받으며 공감 능력을 활용하지 않으면 관련 기능(미주신경)이 쇠퇴하는 현상을 실험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소셜미디어 위주로 소통하다가는 다른 사람의 마음과 상태를 읽는 공감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눈치가 없으면 개인은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주위 사람들은 배려가 부족한 자기 본위 행동에 피곤해진다. 디지털 소통은 개인들이 눈치 볼 필요 없는, 자기중심적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만들어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개인과 사회의 행복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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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권 | 한겨레신문 부설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언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한양대 신방과 겸임교수를 지냈다. 1990년부터 한겨레신문 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2014년 설립된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2014), [인터넷에서는 무엇이 뉴스가 되나](2005), [별별차별](2012, 공저)을 저술했으며, [잊혀질 권리](2011)를 번역했다. 사람과디지털연구소를 통해 디지털 시대, 기술의 새로움과 편리함 너머 더 행복하고 지혜로운 사용법을 성찰하고 널리 알리면서 ‘디지털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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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철학과 구체적인 지침을 ‘디지털 리터러시’ 개념으로 제안한다. 디지털의 속성과 구조를 파악하고 디지털 문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이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필수 교양이 된 것이다. SNS가 주는 박탈감이나 행복감 모두를 성찰하면서 도구로서 현명하게 사용할 방법을 권한다. 사람과 디지털의 건강한 관계 맺기를 위한 지침서!


Posted by 탑스미네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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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미국 월마트는 고객들의 구매 영수증에 대한 분석을 하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목요일과 금요일에 아기 기저귀를 구매한 고객들이 주류 코너를 찾아 맥주를 구매하는 성향이 높게 나타났던 것이다. 아내의 심부름으로 기저귀를 사러 나온 남편들의 구매 패턴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포착된 결과였다. 이를 활용해 기저귀 매장 옆에 맥주를 진열하자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기저귀와 맥주를 테이프로 묶어서 파는, 희한한 패키지 상품도 등장했다. 이후 판매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구매 연관성을 연구하고 그 결과로 얻어진 고객의 구매 패턴에 따라 상품을 전시하고 판매 전략을 세우는 것이 대부분의 매장에서 적용되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 됐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맥주와 기저귀라는 별 상관 없어 보이는 상품의 동시 구매패턴이 드러났다.

모든 것이 디지털과 온라인으로 처리되는 사회가 되면서 빅데이터(Big Data. 기존에 활용되지 않은 방대한 규모의 정형 또는 비정형 데이터를 처리해서 새로운 결과와 가치를 추출하는 기술)와 이를 활용하는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활용되지 않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새로운 가치를 캐내는 작업)이 성장 산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데이터 과학?

모든 것이 디지털과 온라인으로 처리되는 사회가 되면서 빅데이터와 이를 이용한 데이터 마이닝이 주목받고 있다.

구글은 어느 기업 못지않게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기업이다. 사용자들이 검색을 통해 만들어내는 방대한 규모의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분류하고 규칙을 찾아낸 다음 신규 서비스 개발과 기존 서비스 개선에 활용한다. 사용자들이 검색어를 입력하다가 실수하는 오자 데이터를 활용해서 가장 강력한 맞춤법 검사와 철자 추천 기능을 만들어냈다. 구글의 번역 서비스와 음성 인식 기능도 사용자들이 만들어낸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다.

구글은 정보를 분석하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점까지 나아갔다. 구글은 수년 동안 독감 관련 검색어의 추이를 분석한 결과 실제 독감 환자의 수와 유행 지역 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09년 <네이처 (Nature)>는 ‘검색엔진의 검색어 데이터를 활용한 인플루엔자 전염성 감지’란 논문을 실었다. 구글은 이를 활용해 독감 확산 예측 정보를 제공하는 구글 독감 트렌드(Google Flu Trend) 서비스를 개시했다. 구글 독감 트렌드는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CDC)보다 2주 정도 일찍 독감을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독일 노동연구소(IZA)는 “주택채무 상환 불이행 파악하기”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대출, 모기지, 채무 불이행 등의 검색어 데이터를 통해 금융 위기를 미리 감지할 수 있는지를 다룬 논문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과거에는 접하기 힘들던 형태의 정교하고 가치 높은 데이터가 방대한 규모로 축적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로그인 상태로 사용하는 개인용 기기인 데다 위치정보를 담고 SNS에 접속하고 있어서 사회관계까지 담은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있다.

애플, 구글 등은 사용자별로 스마트폰에서의 검색 행위, 일정, 구매 습관 등을 데이터화해 ‘구글 나우(Google Now)’와 애플 ‘미리 알림’ 같은 개인화된 예측 서비스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보다는 미국 등지에서 기능이 더욱 충실한 구글 나우는 로그인한 사용자의 일정, 이동 경로, 검색 패턴, 콘텐츠 이용, 숙박 정보 등을 통합해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맞춤형 정보를 넘어 향후에는 쌀이나 우유같이 주기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해야 하는 시점까지 알려줄 예측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데이터 과학의 미래는 점점 확대되고 각광받고 있다. 빅데이터는 모든 사물들이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사람이 직접 조작하지 않는 각종 기기와 사물들에 센서 등 전자장치를 달아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사물 간에 정보를 주고받아 처리하게 하는 기술이다. 가득 차면 비우라고 알려주는 휴지통이나 무인자동차가 그 사례)과 맞물리면서 미래의 주요 성장 산업으로 여겨져 국가적 지원 정책까지 발표되고 있다.

페이스북의 충격적인 ‘감정 조작’ 실험

하지만 빅데이터는 잘 드러나지 않던 디지털 사회의 그늘을 비추는 뉴스를 통해서 그 진짜 면모가 알려지고 있다. 데이터 확보와 처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가기관이나 기업의 행태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충격적이게도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프리즘(Prism)’이라는 도·감청 프로그램을 이용해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AOL 등을 쓰는 다른 나라 이용자들의 통화, 이메일, 검색 결과에 무차별적으로 접근해왔음이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와 <가디언>지의 보도로 드러났다. 두터운 베일에 싸여 있는 민간 데이터 관리 기업인 액시엄(Acxiom)도 가공할 정보력을 자랑하고 있다. 액시엄은 미국인 3억 명을 비롯해 세계 7억 명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분류해서 판매하는 세계 최대의 데이터 판매업체다. 나이, 성별, 피부색, 쇼핑 습관, 교육 정도, 병력 등 개인마다 최대 1500개 항목에 관한 정보를 모아서 기업에 판매한다. 미국인 가운데 ‘왼손잡이로서 연봉 4만 달러 이상인 라틴아메리카인’의 목록을 원하는 기업에 마케팅 자료로 파는 방식이다.

21세기의 빅브라더는 스마트폰을 감시하여 정보를 얻는다.

그렇지만 페이스북의 ‘감정 실험’만큼 빅데이터 시대가 어떤 모습일지를 충격적으로 드러낸 사례는 없다. 세계 정상급 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가 2014년 6월 17일에 게재한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대량 감정 전염의 실험적 증빙’이라는 논문이 공개한 실험이다. 페이스북 데이터사이언스팀의 애덤 크레이머(Adam Kramer) 박사는 2012년 1월 11일부터 18일까지 7일간 페이스북 사용자 68만 9003명을 상대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대상자들의 뉴스피드 알고리즘을 조작해서 15만 5000명에게는 뉴스피드에 긍정적인 포스팅이 계속 올라가게 하고 15만 5000명에게는 부정적 내용의 글이 올라가게 했다. 그 결과 긍정적인 콘텐츠를 읽은 이용자들은 긍정적 콘텐츠를 올리고, 부정적 글을 읽은 이용자들은 부정적 글을 올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를 이끈 크레이머 박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사람들이 친구들의 행복을 보고 더 우울해지고 결국 페이스북을 떠나게 된다는 말이 사실인지를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사람들이 친구들의 우울한 글 때문에 페이스북을 피하게 되는지에도 관심이 있었다”라고 실험 동기를 밝혔다. ‘페이스북 때문에 오히려 불행감을 느낀다’, ‘아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연결돼 행복감을 느낀다’는 주장이 엇갈리면서 논쟁을 낳고 있는 상황에서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지니고 있는 페이스북 데이터사이언스팀으로서는 무엇보다 궁금한 연구 주제였을 것이다.

하지만 페이스북 데이터 과학자들이 저명한 학술지에 자랑스럽게 공개한 연구는 즉시 ‘감정 조작 실험’으로 불리며, 자신이 실험실 쥐와 같은 취급을 받았다는 전 세계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거센 비난과 역풍에 직면했다. 상당수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자신이 실험에 동원됐다는 것을 전혀 모른 채 즐거운 내용이나 우울한 내용의 글이 걸러진 자신의 담벼락을 보고 있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만약 계속 우울한 글만 보던 사용자가 자살이나 범죄 같은 극단적 행동을 저질렀다면 이는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 것일까?

페이스북은 회원 가입 시에 “서비스 개선을 위해 사용자의 데이터가 사용될 수 있다”고 동의한 약관에 따라 실험이 진행됐다고 설명했지만 이런 해명 역시 반발만 불렀다. 페이스북의 서비스 이용약관은 가입자가 거의 읽어보지 않고 무조건 ‘동의’를 누르는, 대표적으로 복잡하고 난해한 약관으로 유명하다. 약 9000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페이스북 약관은 미국 헌법보다 길고 복잡한 법률 용어로 가득하다.

페이스북 데이터 과학자들이 대규모 ‘감정 실험’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이를 학술지에 발표한 것은 이런 방식의 ‘조작 실험’이 페이스북 안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져온 관행임을 드러내는 방증이다.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페이스북의 감정 조작 실험에 대해 그 취지가 잘못 전달돼 유감이라고 밝혔다.

친구들의 글과 사진 그리고 상태 업데이트 등 각종 소식을 내 담벼락에 배달해주는 페이스북의 핵심 기능인 뉴스피드의 속성상 알고리즘을 통한 일종의 조작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뉴스피드는 나와 관계를 맺은 모든 사람이 올리는 콘텐츠나 변경하는 업데이트를 모두 보여주지 않는다. 내 담벼락에 ‘업데이트 홍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알고리즘을 통해 선별해서 노출하는 구조다. 페이스북에 가면 언제나 나와 온·오프라인에서 깊은 관계를 맺고 서로에게 관심을 자주 표시하는 대상이 주로 노출되어 있는 이유다. 사용자가 관심 있을 만한 상대와 콘텐츠를 보여주기 위해 페이스북은 알고리즘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또한 페이스북은 액시엄처럼 극단적으로 세분화된 사용자 집단을 광고주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약 10만 가지 요인을 토대로 뉴스피드의 노출 순위를 매긴다. 그리고 이런 알고리즘을 통해 접속할 때마다 노출되는 콘텐츠를 1500개에서 지인 중심의 300개로 축소해 보여준다.

페이스북의 실험을 옹호하는 쪽은 “신문이나 방송 같은 미디어의 편집 행위도 모든 정보를 단순 게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관점을 담고 선별해 싣는다”며 페이스북의 감정 조작 실험이 특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신문이나 방송도 편집으로 뉴스를 선별하고 이를 통해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려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신문이나 방송은 거대 소셜 플랫폼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신문이나 방송에 대해서는 이용자가 불만을 가질 경우 구독이나 시청을 거부하기 어렵지 않지만 페이스북과 같은 지배적인 SNS에서는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이다. 우선 경쟁 상품이 다양하지 않다. 그다음으로 페이스북의 거대한 플랫폼에 나의 모든 친구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나 혼자 빠져나오기가 어렵다. 페이스북 가입자는 2014년에 이미 13억 명을 넘어섰다. 역사상 페이스북만큼 인류 전체의 감정과 생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미디어 기업은 없었다.

페이스북이 사용자들을 상대로 감행한 감정 조작 실험은 20세기에 인간 행동에 대한 조작 가능성을 탐구하며, 다양한 사회과학적 실험의 효시가 되었던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연상시킨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메시지를 보내 사람들의 반응을 통제하거나 유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인간의 행동과 사회를 목적하는 대로 유도할 수 있게 해주는 사회과학의 성배(holy grail)로 여겨져왔다. 페이스북 데이터사이언스팀과 함께 연구를 수행한 코넬대의 제프리 핸콕(Jeffrey Hancock) 교수는 “화학이 현미경을 얻은 것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만약 페이스북이 일련의 실험을 통해 좀더 정교한 감정 조작의 알고리즘을 만들어낸다면 특정 국가의 대통령 선거에 반미 후보자가 출마했을 경우 해당 국가 유권자들의 심리 상태와 투표 의사에 영향을 줌으로써 은밀하게 정치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이 아무 고지 없이 이미 페이스북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에 세계가 놀란 것도 그 때문이다.

당신이 돈을 내지 않고 상품을 사용한다면 바로 당신이 상품이다

빅데이터는 ‘기저귀와 맥주’ 패키지 상품처럼 고객과 기업 모두에게 편리함과 새로운 통찰을 가져다주는 정보화 시대의 금광과 같은 고부가 영역이다. 하지만 사용자 수가 정보량이 되고 이 정보가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빅데이터 보유 기업이나 기관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사용자들은 거대 기업의 조작 대상으로 전락할 따름이다.

19세기 미국은 독점화된 철도산업을 규제하기 위해 반독점법을 도입한 이후 시대에 따라 형태를 달리하는 정보화 사회의 빅브라더 출현을 막기 위해 이 법을 활용하고 있다. 1910년대에는 금전등록기업체인 NCR, 1960년대부터는 업무용 컴퓨터 기업인 IBM, 1970년대에는 복사기 등 사무용 전자 기기 업체인 제록스, 1980년대에는 거대 통신회사 AT&T, 1990년대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그 주된 대상이었다. 오늘날에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빅브라더의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당신이 돈을 내지 않고 상품을 사용한다면 바로 당신이 상품이다”라는 말이 있다. 공짜로 사용하는 대가로 우리가 제공하는 개인정보와 사용 내역은 사실상 우리가 알지 못한 채 제공하는 엄청난 가치의 상품이다. 빙산의 일각이 드러난 페이스북의 감정 조작 실험이 빅데이터 사회의 미래를 보여준 셈이다.


빅데이터 서비스는 사람을 데이터화한다.

빅데이터 산업의 활성화는 과거와 달리 모든 종류의 데이터를 생산하고 기록하고 활용하도록 부채질한다. 일단 만들어진 데이터는 어떤 용도로도 활용되고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술은 점점 발달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컴퓨팅 기기를 사용하게 되면서 개인의 이동 궤적과 24시간 데이터 사용 내역이 만들어지고 있다. 개인의 삶은 점점 더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고는 불가능해지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는 빅데이터 산업의 출현과 발달로 인해 새로운 효용과 가치를 얻게 된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현대의 필수적인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일상적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개인의 프라이버시 영역은 점점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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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권 | 한겨레신문 부설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언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한양대 신방과 겸임교수를 지냈다. 1990년부터 한겨레신문 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2014년 설립된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2014), [인터넷에서는 무엇이 뉴스가 되나](2005), [별별차별](2012, 공저)을 저술했으며, [잊혀질 권리](2011)를 번역했다. 사람과디지털연구소를 통해 디지털 시대, 기술의 새로움과 편리함 너머 더 행복하고 지혜로운 사용법을 성찰하고 널리 알리면서 ‘디지털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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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철학과 구체적인 지침을 ‘디지털 리터러시’ 개념으로 제안한다. 디지털의 속성과 구조를 파악하고 디지털 문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이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필수 교양이 된 것이다. SNS가 주는 박탈감이나 행복감 모두를 성찰하면서 도구로서 현명하게 사용할 방법을 권한다. 사람과 디지털의 건강한 관계 맺기를 위한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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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햄릿 증후군(=우유부단한 성격, 결정장애)을 갖고 있는가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모두들 들어보셨음직한 바로 그 햄릿의 대사입니다.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 이 햄릿은다양한 각도에서 재해석되고 있는데요대부분 지적하는 햄릿의 성격으로 우유부단함을 들고 있습니다


바로 앞의 대사나 글 전반에 걸친 햄릿의 행위들로 인해 그런데요. 실지로 햄릿증후군이란건,, 햄릿의 우유부단한 성격 그 자체를 이야기하기 위해 사용한 용어이지학술적인 건 아닙니다


정신병리학쪽으로 보면강박증의 한 가지 증상으로나 해석되어 질지도 모르지만요..^^.. 


우리는 흔히 정신병리학쪽으로만 생각하여 마음이 아픈 정신과 환자들을 편견을 갖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그러나 정신병리학과 인간의 성격에는 유사한 점이 참 많지요


굳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지 않더라도 햄릿의 성격유형처럼 우울경향강박적 경향편집증적 경향..등은 인간이 조금씩은 다 가지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이런점에서 우리는 마음의 감기를 지닐 수 있는 잠재조건을 가진 이들이라 할 수 있지요

때문에 우리는 항상 자기를 가꾸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해당되면 당신은 햄릿증후군...


오늘은 다음글들과 함께..인간의 한가지 성격에 대해 이해해보기로 해요

자신이 이런 유형에 속할수도 있겠고... 혹은 영~대조된 성격의 소유자일런지도 모르죠그러나 중요한건,, 이런 성격도 있구나...앎으로서 서로를 이해하는 밑거름이 되는 것 아닐까요?^^ 


*직업을 선택하는 일에서무엇을 먹을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의 제반 문제를 결정하는 것이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면당신은 지금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다다른 사람들에게는 사소한 일들이 당신에게는 끔찍하도록 어렵게 느껴진다


*당신은 학교에 되돌아가고 싶지만무엇을 공부해야 할 지 모른다그래서 학교에 가지 않는다


*당신은 결혼하고 싶지만 사람들을 억지로 만나고 싶지는 않다혹은 이혼하고 싶지만 결코 좋은 때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당신은 마치 고대 그리스 신들에 의해 고안된 고문의 희생자인 것처럼 생각하면서 갈팡지팡하고 있다당신은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관해 생각하는 데 당신의 에너지와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당신은 미래를 과거에 의해 판단하기 때문에 무력감을 느낀다


*계속해서 자신의 마음을 바꾸기만 하고 직접 행동으로 옮길 수 없는 사람은 인생의 패배자가 된다

이런 사람들은 우연히 접하게 된 직업을 선택하고공격적으로 자신을 선택한 사람과 결혼하고평생동안 그 결과들을 한탄하며 지낸다모든 행동이 수많은 동요의 결과이다


*우유부단한 사람은 힘성적매력자존심을 잃어버린다상대방은 일종의 모터보트다그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그리고 원하는 시기에 갈 수 있다반면 우유부단한 사람은 언제나 돛단배이다그는 바람이 부는대로 움직일 뿐이다


*일단 결심한 일을 취소시킨 경험이 있는 사람은자기자신이나 남들에게 말하는 것을 결코 믿지 않는다그는 저녁 8시에 무슨 결심을 하든 내일이 오기 전에 수천번의 동요와 재고가 있을 것임을 안다그런 사람은 어떤 일을 명료하게 하는 능력을 상실한다그는 자신의 의견을 말할 용기와 명확하게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린다


*결심하지 못하는 사람은 잘못된 결심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황금같은 기회를 놓치고 만다


*햄릿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은 언제나 의기소침해 있다그들은 흔히 나이와 세월의 덧없음에 관해 고민한다다른 사람들은 단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거나 운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우유부단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어떤 결심을 하도록 만들고싶은 욕구 때문에 그들은 인생의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자기자신을 위해 일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재능과 시간을 가지고 있을 때조차도 남들을 위해 일한다그들은 자신들보다 더 낮은 판단력을 가지고 있지만 더 과단성 있는 사람들에 의해 언제오고 가야하는지 명령 받고서야 비로소 행동한다


-셰익스피어가 가르쳐주는 세상 사는 지혜/조지 와인버그다이앤 로우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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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고흥군 친환경석류연구회 제공
 사진:고흥군 친환경석류연구회 제공

절세미인 클레오파트라, 양귀비가 매일 반쪽씩 먹었다는 석류. 모 음료업체의 광고처럼 석류를 먹으면 정말 예뻐지기라도 하는 걸까?

석류에는 1㎏당 17㎎의 천연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함유돼 있는데, 특히 석류에 함유된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인체의 여성호르몬과 구조가 매우 흡사하다.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생리기능에 도움을 줄뿐 아니라 콜라겐의 합성을 촉진해 탄력을 잃어가는 피부의 노화를 지연시킨다. 따라서 20~30대에는 피부 미용에 도움을 주고,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는 40~50대에는 폐경기 증상은 물론,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는 "에스트로겐 함유가 높은 석류를 먹으면 폐경과 관련된 증상을 경감시키거나 호전시킨다는 보고들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고흥군 친환경석류연구회 제공
 사진:고흥군 친환경석류연구회 제공

최근에는 석류가 남성에게도 좋다고 밝혀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연구팀이 50명의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3년간 매일 230mL의 석류주스를 마시게 한 결과, 전립선암의 지표인 혈중특이항원수치(PSA)가 2배로 증가하는데 소요된 시간이 석류주스를 마시지 않은 그룹은 평균 15개월, 마신 그룹은 평균 54개월로 나타났다.

수치가 증가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은 종양이 그만큼 느리게 성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석류에 함유된 '안토시아닌', '타닌' 같은 항산화 성분이 염증을 없애거나 암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석류에는 인체에 흡수되기 쉬운 수용성 단당류인 포도당과 과당 등이 전체40.5%를 차지하고 있고, 신체 대사를 촉진해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는 구연산도 다량 함유돼 있다.

석류는 과육은 물론 껍질과 씨앗까지 유용하다. 경희대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은 "석류 껍질과 씨에 들어있는 '타닌'과 '펙틴질' 성분은 에너지 대사를 도와 피로를 빠르게 씻어주고, 동맥경화를 예방해주며, 두피의 혈액순환을 개선해 탈모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또한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낮춰주는 반면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높여준다고 알려져 있다. 

고흥군 친환경석류연구회 정회전 회장은 "석류는 과육만 먹는 것보다, 껍질과 씨까지 통째로 즙을 짜서 음료형태로 먹어야 유용성분을 제대로 섭취할 수 있다"며 "석류의 대표적인 생리활성물질인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씨와 껍질에 다량 함유돼 있다"고 말했다.



석류는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과일과 야채를 한입 크기로 먹기 좋게 썰고, 석류를 씨째 갈아서 만든 석류 드레싱 넣어 샐러드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또한 석류즙으로 화채를 만들 수도 있다. 고기를 잴 때 석류즙을 넣으면 고기가 연해지며 색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한편, 유리병에 석류 과육을 넣고, 설탕에 재어 3~4일 정도 냉장 보관한 후 차로 우려내 마시면 석류의 풍부한 영양 성분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 석류를 껍질째 반으로 갈라 소주와 설탕을 부어 밀봉해 숙성시켜 석류주를 만들어도 좋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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