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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경쟁 자동차 "가볍게 더 가볍게"




자동차업계, 신소재 적용 車 속속 개발

전세계 자동차업계가 ‘연비 전쟁’에 빠졌다. 최근 하락세이긴 해도 고유가 시대가 열린 게 가장 큰 배경이다. 소비자 선택 시 ‘좋은 차’ 조건에 연비가 우선적으로 꼽힌 건 최근 일이다. 고효율성을 요구하게 된 다른 이유는 역설적으로 차가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안전·편의성 요구 수준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여러 기능들이 채택된 결과다. 자동차산업에서 ‘나무’를 지나 100여년간 지속한 ‘철의 시대’가 20여년 전부터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탄소섬유 등 좀더 가볍고 새로운 소재의 도전을 받고 있다. 친환경성을 이유로 저연비 차량의 판매를 옥죄는 각국의 규제도 연비 전쟁을 부추긴다.



9일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과거 1800㎏을 넘었던 승용차 평균 무게는 1970년대 1·2차 석유파동 이후 가벼워지더니 1980년대 1450㎏까지 낮아졌다. 

1990년대 차량 자동화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늘면서 다시 무거워지더니 최근 평균 무게는 1900㎏을 넘어섰다.

국산차의 대표 모델인 현대차 쏘나타(2.0L 가솔린 자동변속기 기준)의 경우 1993년 출시된 3세대 모델(쏘나타II)의 무게는 1280㎏인데, 20여년이 지나 올해 출시된 7세대 쏘나타(LF)는 1460㎏으로 180㎏이나 늘었다. 급제동 경보시스템(ESS), 어드밴스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S) 등 20여년 전에 없다가 추가된 기능들은 부지기수다.

쏘나타의 경쟁상대인 일본 도요타의 캠리는 1982년 출시된 2세대 모델(2.0L 가솔린 자동변속기 기준)의 무게가 1180㎏이었는데 1990년 4세대 1220㎏을 거쳐 30여년이 흐른 2012년 7세대 모델(2.5L)의 무게는 1485㎏으로 뛰었다. 쏘나타나 캠리보다 작은 도요타 코롤라도 1992년 무게가 1090㎏까지 낮아졌다가 지난해 1255㎏으로 무거워졌고, 올해 모델은 1300㎏으로 올랐다.


연비경쟁 자동차 "가볍게 더 가볍게"

차량 무게 증가 외에 환경오염이 덜한 차만 팔 수 있도록 각국의 자동차 정책이 급변한 것도 고연비 차 시대를 재촉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미국의 ‘기업평균연비’(CAFE)와 유럽연합(EU)의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규제안’이다. 

CAFE는 연비를 규제해 환경오염물질 배출을 통제하는데, 이미 시행 중이지만 초기 규제 기준이 낮아 현실로 다가올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내년 이후 연비규제 기준이 급격히 상향된다. 

2025년까지 23.2 ㎞/L를 넘어야 하고, 미국 CAFE보다 강한 EU 규제안 기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비로 환산하면 2020년까지 33.1㎞/L를 달성해야 한다. 중국도 2020년까지 20.3㎞/L를 기준으로 연도별 연비 기준을 올리고 있고, 우리나라도 2020년까지 24.3㎞/L를 달성하도록 규제할 방침이다.

이처럼 각종 안전·편의 장치 추가로 무게는 느는데 연비 기준은 강화되고 있다. 업계로서도 엔진 배기량을 낮추되 출력을 유지하거나 높이는 ‘다운사이징’은 할 만큼 했다. 한때 3L 이상 고배기량 엔진을 단 세단이 각광받았지만 요즘에는 SUV에도 2L 이하급 엔진이 장착된다. 

업계는 변속기를 개선해 효율을 올리거나 정차 시 엔진을 멈춰 연료 소비를 줄이는 스타트스톱 시스템을 채택하고, 공기저항을 줄이는 등의 노력으로 연비 전쟁에 대처하고 있지만 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

연비경쟁 자동차 "가볍게 더 가볍게"

차 전체 무게의 35∼40%를 차지하는 차체에 쓰일 경량화 소재에 업계가 눈을 돌리는 배경인데, 최근 각국의 환경규제에서 벗어나 있고 오히려 보조금 지급 등 장려대상인 친환경차들이 경량화 확대를 이끌고 있다. ‘짧은 주행거리‘가 단점이던 전기차(EV),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이 대용량 배터리와 고압 연료통 등의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극단적인 소재 선택으로 경량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

테슬라의 ‘모델S’는 알루미늄을, BMW i3는 알루미늄과 탄소섬유복합재료를 적용해 무게를 250㎏ 이상 줄였다. 

오는 15일 출시하는 도요타의 FCEV ‘미라이’의 수소탱크 등에는 탄소섬유가 쓰이는 등 친환경차들이 앞다퉈 고가의 경량화 소재를 채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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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멸망 7가지 시나리오허와 실은?

[지구멸망 7가지 시나리오]


텔레그래프, 소행성 지구충돌·인공지능·핵전쟁 등 꼽아

세계적 물리학자 영국의 스티븐 호킹(72) 박사가 지난주 인공지능(AI) 발전이 인류의 생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함으로써 인류 멸망 시나리오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7(현지시간) 인공지능과 함께 핵전쟁, 소행성의 지구충돌, 인공적 전염병, 입자가속기, 지구온난화와 같은 요인으로 실제 파국이 연결될 가능성을 짚어보았다

텔레그래프는 인류가 살아가는 이 세계는 실재가 아니라 일종의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이며 이를 움직이는 존재가 작동을 멈춘다면 대책이 없다는 학계 일각의 주장도 멸망의 시나리오에 포함시켰다.



1. 소행성의 지구 충돌

6500만년 전 멕시코에 떨어진 소행성은 세계 전체에 혹독한 추위를 몰고 와 공룡을 절멸시켰다. 1908년에는 시베리아에 이보다 작은 소행성이 엄청난 면적의 삼림지대를 황폐화했다


지난주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마틴 리스 명예교수를 포함한 100명의 과학자들은 최근 소행성 충돌이 수세기 동안 인류가 당면할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라고 경고하고 글로벌 경보시스템 구축을 촉구했다.

소행성 충돌은 우리의 생애에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소한 지난 30억년 동안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쓸어버릴 정도로 큰 소행성의 충돌은 없었다. 다만, 공룡을 멸종시킨 규모라면 인류도 멸망하고 인류 문명은 끝장날 것이다.





2. 인공지능

호킹 박사는 수십년 안으로 현존하는 컴퓨터보다 수천배의 능력을 갖춘 컴퓨터들이 인류의 권력을 찬탈, 10만년 동안 이어진 인류의 지구 지배를 종식할 것을 우려했다. 테슬라 전기차와 페이팔을 만든 천재 엘런 머스크도 "악마를 불러내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일부 학자들은 인공지능의 능력이 폭발적 수준으로 신장되는 이른바 '특이점'(特異點)이 수십년 앞으로 다가왔다고 말한다. 그때가 되면 인류는 식량 분배와 발전소, 식수와 하수 처리, 금융 등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시스템 거의 전부에 대한 통제권을 넘겨줄 것으로 보인다


기계들은 총알 한 방도 쏘지 않고 인류를 굴복시킬 수 있다

컴퓨터의 능력은 18개월마다 2배로 늘어나고 있지만 컴퓨터가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지, 모든 걸 차지하고 싶어할지는 미지수다.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컴퓨터라도 그 지능은 바퀴벌레보다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계가 인류를 지배한다면 영화 '터미네이터'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다만 기계들이 지구에 있는 한 지구를 파괴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3. 인공 전염병

실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가장 위협적이다. 에볼라의 경우 전파가 쉽지 않고 감염되는 사람들이 바로 죽어버리는 바람에 세계적인 전염병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에볼라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서도 감염되거나 수주일 간 증상이 없이 잠복하고 있다면 수백만명의 희생자를 낼 수 있다. 테러집단들이 에볼라 바이러스를 변형시킬 능력이나 시설이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무기가 될 잠재력이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누군가가 시도해볼 개연성이 있다




4. 핵전쟁


지구상에는 15천기의 핵폭탄과 탄두가 존재한다. 이론적으로는 모든 인류를 몇 차례나 죽일 수 있는 분량이다


2011년 NASA(미국 항공우주국) 과학자들 연구에 의하면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히로시마급 원자폭탄 100개를 터트리는 핵전쟁이 벌어진다면 지구의 기온을 10년 동안 1.2℃ 떨어트릴 만큼의 낙진을 뿌릴 수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크다. 9개국이 핵을 보유하고 있고 더 많은 국가가 핵클럽 가입을 바라고 있다. 핵클럽 후보국들은 또한 민주주의적 국가들이 아니다. 러시아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이에 글로벌 핵전쟁이 벌어진다면 인류 전체가 죽지는 않겠지만 수십억이 죽고 세계 경제는 100년 동안 좌초할 것이다



5. 입자가속기

스위스에 있는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의 강입자가속기(LHC)가 가동되기 전에 독일 과학자 오토 로슬러는 문제를 제기했다. 강입자가속기를 잘못 다루면 실수로 조그마한 블랙홀이 생겨 지구를 빨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황당한 것이다. 가속기에서 생기는 충돌은 우주광선이 지구에 부딪히는 자연적인 충돌보다 에너지가 훨씬 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젠가 현재보다 규모가 크게 확대된 LHC가 등장한다면 지구를 파괴할 수 있다. 텔레그래프는 이 시나리오가 가능성은 작다며 굳이 주택보험을 해약하지는 말라고 충고했다




6. 신적 존재의 실험 중단

많은 과학자는 우주에 무언가 미심쩍은 것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본적 힘과 질량을 지배하는 물리학 상수들이 생명체가 존재하게끔 아주 정교하게 조율돼 있다는 것이다. 위대한 물리학자 프레드 호일도 우주는 미리 짜놓은 각본일지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요즘에는 옥스퍼드 대학의 철학자 닉 보스트롬이 모의실험설을 제기했다. 우주는 마치 컴퓨터 게임처럼 외계의 컴퓨터에서 운영되는 수많은 시뮬레이션의 하나일지 모른다고 추측한 바 있다

보스트롬은 몇가지 가정을 근거로 우리가 사는 우주가 실재가 아닐 확률이 50%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당혹스럽게도 외계 생명체의 존재 증명이 점점 더 희박해지는 것은 우주가 실재가 아니라는 간접적 증거일지 모른다.

텔레그래프는 이 시나리오에 대해 가상의 세계 뒤에 있는 존재가 자비를 베풀어 세계를 움직이는 스위치를 꺼버리지 말 것을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손을 쓸 수 있는 것은 절대로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만이 유일한 위안이라고 덧붙였다.



7. 지구 온난화

오늘날 진지한 과학자라면 거의 모두가 온실가스에 의한 기후변화를 의심치 않는다.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의 최신 보고서는 앞으로 지구의 기온은 현재보다 3~4℃ 높은 수준이 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세계의 종말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에 대처하는데 인류가 온갖 자원을 필요로 하는 것이 문제다. 세계 인구가 90억명에 달하는 시점이면 지구 온난화의 충격이 실질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다. 해수면의 상승으로 수천만이 집을 잃고 농업도 극적인 변동을 맞을 것이기 때문이다.

텔레그래프는 일부 지역에서는 재난이 되겠지만 대서양에 접해 기온 상승이 제한적인 북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는 피해가 덜할 것이라며 희소식은 다른 멸망의 시나리오들과는 달리 우리가 손을 쓸 기회가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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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천국서 핀테크 천국 열릴까?

[한겨레21] [특집] 국내서도 등장한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들… 관치에 기댄


금융계 특성 탓에 혁신 앞서 정부 입 쳐다봐야 하는 역설적 상황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본 적 있나. 불과 몇 년 전이지만 어떻게 살았는지 상상이 잘 안 된다. 업무·대화·게임·뉴스 등 개인의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에 의지하는 세상이다. 모두들 블랙홀처럼 스마트폰의 작은 창에 빠져들고 있다.

태초에 규제가 있었으니… 

스마트폰이 없어도 가능한 일상생활은 남아 있다. 경제생활이다. 교통카드가 있으면 택시나 지하철을 탈 수 있고, 음식값을 치를 때도 지갑에 있는 신용카드를 먼저 꺼낸다. 음식값을 사람 수대로 나눠 내는 것을 어색해하는 한국의 문화상 스마트폰 송금으로 자신의 음식값을 보내는 외국 기술은 그다지 부럽지 않았다. 휴대전화에 결제 기능을 넣으려 했던 통신사들의 노력은 몇 년 전에 실패했다.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송금 서비스 모습. 핀테크 서비스가 시작되면 기존 은행 앱보다 간편히 송금할 수 있다. 비바리퍼블리카 제공
규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쇼핑몰이나 은행 누리집에 접속하려면 웹브라우저 익스플로러에 부가 프로그램인 액티브엑스를 깔아야 했다. 새로운 누리집에 접속할 때마다 귀찮은 일을 반복해야 했다. 은행 일을 보려면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하고, 은행 보안카드도 항상 지니고 다녀야 했다. 금융사고를 피해야 할 은행들은 이런 복잡한 과정을 지켰다. 소비자는 공인인증서 등 복잡한 결제 방식을 답답해해도 다른 방법이 없으니 참아야 했다. 

스타트업(설립 초기의 정보기술(IT) 벤처)들이 복잡한 과정 대신 스마트폰 등을 통해 결제와 송금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려 해도 규제 장벽에 부딪혔다. 모바일로 쉽게 하려면 이들이 사업을 할 수 있게 규제를 풀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또 미국 월스트리트 출신인 홍병철 레드헤링 대표는 “국내 은행에서 온라인뱅킹으로 파괴적인 서비스를 해보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은행 내부에서 반대가 심했다”고 내부 혁신 부족을 이유로 꼽았다. “은행의 태도가 바뀌어야 하는데 관치금융 탓에 모두 정부를 쳐다보고 있으니 혁신을 할 수 없었다”고 홍 대표는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의 핀테크 산업은 서서히 꿈틀대고 있다. 먼저 핀테크를 설명하자면 금융을 뜻하는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스타트업들은 최근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결합해 기술로 금융을 혁신하는 아이디어를 속속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 핀테크 스타트업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곳은 비바리퍼블리카와 한국NFC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 없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토스’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12월 초께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NFC도 내년 초에 내놓을 간편결제 시스템 ‘NFC페이’를 준비 중이다.NFC페이는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쇼핑몰 등에 접속한 뒤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가져다대고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끝난다. 결제할 때마다 일일이 카드회사를 고르고, 비밀번호 등을 누를 필요가 없다. 

국내서도 스타트업 속속 생겨나 

이 밖에도 혁신의 기운은 커지고 있다. 두 기업 외에 국내에선 두나무, 엠에이치마인드, 코인비, 브릴리언츠 등 젊은 스타트업들이 핀테크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은행권청년창업재단 ‘D.CAMP’는 소개했다. 오랫동안 묵은 금융 관련 규제에 대해 언론 등의 비판이 커지면서 정부는 규제를 풀고 있다. 황승익 한국NFC 대표는 “금감원에 핀테크 상담지원센터가 만들어지는 등 규제가 하나씩 해결되고 있어 기회가 생기고 있다. 지원센터에 (다른 스타트업의) 문의 전화도 많이 왔다고 들었다”고 했다.




“‘사고가 나면 무조건 안 돼’라는 사전 규제보다 사고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행정 당국의 마인드가 말랑말랑해져야 혁신이 가능해진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물론 판이 완벽히 깔아진 것은 아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금감원이나 금융위에서 핀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라고 해도, 은행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안 하는 것보다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전자금융업은 사고가 안 날 수 없다. ‘사고가 나면 무조건 안 돼’라는 사전 규제보다 사고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행정 당국의 마인드가 말랑말랑해져야 혁신이 가능해진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이 대표의 말은 관치의 힘이 큰 한국 금융의 특성상 핀테크의 부흥도 기업의 혁신보다 정부를 쳐다봐야 가능한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의 도전은 아직 모바일 송금과 전자결제 분야에 한정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월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핀테크 산업 국제 콘퍼런스에서 한 은행 관계자는 이렇게 토로했다. “신문에 혁신이다 핀테크다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은행 내부에서는 경영진에게 ‘현재대로 하면 위험합니다’라고 설득하기가 어렵다. ‘은행이 위기인가’라고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일부 소매 분야를 제외하고는 물음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핀테크의 시대가 동트기 직전이라고 전망한다. 권혁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핀테크를 모바일 결제 등 조금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최근 중국 알리바바에서 나온 새로운 서비스는 은행의 돈을 빌려주는 게 아니라 일반 대중의 돈을 모아 사업에 지원한다. 금융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알리바바는 알리페이를 통해 ‘위어바오’라는 온라인 금융상품을 내놓아 40조원이 넘는 자금을 단시간에 끌어모으기도 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도 지난 10월 열린 핀테크 콘퍼런스에서 “비바리퍼블리카와 한국NFC의 사례는 일부일 뿐이다. 미국의 어떤 스타트업은 차에 미터기를 달아서 데이터를 뽑아내 보험료를 측정하고 있고, 스마트워치를 찬 개인의 건강정보를 데이터로 모아 활용하는 것도 의료보험을 바꿀 수 있다. 세상이 무섭게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11월28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은행권청년창업재단과 함께 한국핀테크포럼도 발족했다. 국외의 작고 민첩한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애플과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들이 금융을 혁신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자는 모임이다. 

“정부가 두려워하는 것은 시민의 힘” 

“그동안 금융업의 문제가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스타트업만이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다. 은행, 카드사, 통신사, 휴대전화 제조업체 등 대기업이 해결할 수 있을까. 이용자 편에서 진정성 있게 해결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스타트업이다. 누구나 금융의 불편함을 알기 때문에 공감하는 이용자가 많아지면 규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이승건 대표는 “정부가 두려워하는 것은 시민의 힘이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하는 순간 규제나 다른 기업들도 따라 바뀔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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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나의 입이 된 시대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전통적인 언어생활도 달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말과 글의 뒤섞임이다. 말과 글은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라는 데서 비슷하지만 다른 점도 많다. 말하는 대로 받아 적으면 글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대화를 글로 옮기면 부정확한 표현이나 불필요한 군더더기 표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말을 그대로 적었을 때 어색하지 않은 글이 될 정도로,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말을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말을 받아 적었더니 통찰과 논리가 담긴 가르침이 되는 경우는 부처, 예수, 무함마드(마호메트)처럼 성인들이나 가능하지, 보통 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한 얘기다. 그러나 사실 공자나 소크라테스 같은 철인들이 제자들과 주고받은 대화가 책으로 엮이게 된 데에는 스승의 가르침을 논리적으로 정리한 제자들의 역할이 컸다.

말은 빠르고 글은 느리다. 말하기는 쉽고 글쓰기는 어렵다. 말은 생각하는 즉시 단어로 표현되지만 글은 생각하는 즉시 문장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생각의 흐름을 말로 드러낼 수 있지만 글로 옮기자면 수고롭고 시간이 걸린다. 글로 적는 순간에도 의식의 흐름이 이어지면서 생각은 바뀌고 다듬어진다. 거친 것들을 걸러낼 수 있어 글은 논리적이다.

말과 글의 또 다른 차이점은 기록되어 남아 있느냐다. 말은 말하는 그 순간 상대에게 전달되고 사라지지만 글은 다르다. 한 번 기록되면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 전승되고 유통된다. 말이 글로 기록되면서 한 세대의 지식과 지혜가 다음 세대로 이어지게 됐고, 인류와 문명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기록되어 전승된 말에는 이전 세대의 소중한 지식과 가치가 담겨 있다.

글로 대화하는 세대의 출현

우리는 이제 말풍선으로 소통한다.

스마트폰 세상이 되면서 말이 글 고유의 기능을 갖게 됐다. 부지불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글로 대화를 하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SNS 덕분이다. 스마트폰 이후 SNS를 통한 소통은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2012년 12월 카카오톡이 서비스 개시 1000일을 맞아 공개한 자료는 7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일주일 평균 6.38일, 하루 평균 43분간 카카오톡을 쓴다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청소년은 가장 열성적인 사용자다. 2012년 6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의 고교생과 대학생 4876명을 대상으로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도 유사하다. 하루 평균 카카오톡 이용 시간이 두 시간을 넘는다고 답한 고교생과 대학생은 2396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57퍼센트였다.

청소년과 젊은 층에서 시작된 문자 대화는 갈수록 광범하게 확산되고 있다. 젊은 층의 문자를 통한 대화 문화는 하나의 새로운 사회적 의례로 자리 잡고 있다. 청소년들은 기성세대와 구별되는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시도로, 또래와의 문자 대화에서만 통하는 용어와 이모티콘, 줄임말을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전의 휴대전화에서도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글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는 있었지만 글이 말을 대체한 것은 카카오톡, 라인, 왓츠앱 등과 같은 스마트폰의 ‘메신저 앱(문자메시지 애플리케이션)’에 이르러서다.

메신저 앱을 통한 소통은 기존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와 약간 다른 점이 있다. 문자메시지들도 지금은 대부분 별도의 요금을 내지 않고 쓸 수 있지만, 메신저 앱 이전 문자메시지는 한 통에 30원, 20원씩 요금이 부과됐다. 과거의 전화 예절이 ‘용건만 간단히’였던 것처럼 문자메시지도 필요한 내용 위주의 소통이었다. 지금의 10대들처럼 상대의 말끝마다 “ㅋㅋ”라고 맞장구를 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아이폰에서 대화 상대와 과거의 문자메시지 내용을 모아서 보여주는 기능이 비로소 생겨났지만 그 이전에는 과거의 문자 내역이 흩어져 낱낱이 존재했다. 문자메시지는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내용이 80바이트로 제한돼 있어서 띄어쓰기를 포함해 40자가 넘으면 발송이 불가능했다. 나중에 40자 이상의 사연이나 이모티콘 또는 사진 같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보낼 수 있는 기능(MMS)이 추가됐지만 송수신자 모두에게 별도의 요금이 부과됐다.

하지만 메신저 앱 이후에 상황이 달라졌다. 우선 상대와 문자를 주고받는 데는 돈이 들지 않는다. 문자를 주고받을 때마다 요금을 내지 않고 와이파이만 되면 공짜로 쓸 수 있는 특성상 용건 위주의 통신이 아닌 재미와 수다 위주의 소통이 이뤄지게 됐다.

일상의 대화나 다름없는 메신저 앱 소통. 글뿐만 아니라 각종 스티커와 이모티콘으로 감정과 표정을 대신한다.(메신저 앱 ‘라인’)

메신저 앱 의 기술적 특성은 그 서비스를 통해 오고 가는 문자메시지의 내용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용건 위주의 정제된 사연이나 글 대신 자신의 감정이나 상태를 표현하는 도구로 쓰이기 시작했다. 메신저 앱 은 점점 일상의 대화를 닮아갔다. 메신저 앱에서는 상대의 말에 대꾸를 해주거나 자신의 반응을 이모티콘과 사진으로 표현한다. 대화는 상대 앞에서 서로 주고받아야 하는 즉시성과 응대성이 있기 때문에 대화와 비슷한 메신저 앱은 상대가 문자를 보내면 곧바로 대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사용자들 사이에 정착한 일반적 사용법이다. 하지만 실제 대화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상대가 떨어져 있어도 소통이 가능하고, 바로 응대하지 않고 서너 시간 뒤에 대꾸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상대와의 대화 내용이 시간 순대로 모두 기록되어 언제든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채팅방을 열고 대화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근래에는 메신저 앱, 카카오톡 대화 중에 재미난 내용만 모아 소개하는 ‘카톡 유머’라는 새로운 유머 장르가 생겨나기도 했다.

대화가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

메신저 앱 이 불러온 가장 중요한 변화는 우리가 말을 글로 자동 기록하는 언어생활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메신저 앱 대화가 말을 대체하면서 대화가 통째로 기록으로 남고 있다. 나와 상대와 서버에 세 개의 원본이 있는, 일종의 내용 증명 대화다. 내가 스마트폰에서 대화 내용을 지워도 상대의 전화기에는 그대로 보존돼 있다.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이 대화 내용을 모두 지워도 메신저 앱 서버에는 그대로 남아 있을 수도 있다.

메신저 앱이 기존의 문자메시지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또 하나의 특징은 두 사람 간의 통신만이 아니라 세 사람 이상 수백 명이 한 방에 모여서 대화를 나누는 ‘집단채팅’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는 웬만하면 한 학급의 학생들이 집단채팅 방을 만들어 소통하고 있으며, 몇몇 친구들끼리 또 별개의 채팅방을 만들어 운영한다. 일부 청소년 사이에서는 ‘카톡 왕따’나 ‘카톡 감옥’ 같은 사이버 괴롭힘의 수단으로 신기술을 악용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메신저 앱 집단채팅에서 나눈 대화 내용은 거의 비밀이 지켜지기 어렵다. 대화에 참여한 사람들이 대화 뒤에 채팅방을 빠져나오거나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대화 내용을 삭제하더라도 누군가는 이를 보관하고 있을 수 있다. 더욱이 대화 내용은 스마트폰에서만 보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메신저 앱들이 제공하는 ‘대화 내용 이메일로 보내기’ 기능을 감안하면 메신저 앱의 채팅은 사실상 누군가에 의해 보존되고 있는 준영구 기록으로 여겨야 한다.

말이 글로 바뀌어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 머물다 허공으로 사라지던 대화가 기록으로 바뀌어 빛의 속도로 유통되는 세상이다. 말이 글로 바뀌어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은 이따금 편리할 때가 있지만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다. 국회에서는 특정한 발언 내용을 속기록에서 삭제할지를 둘러싸고 정당 간에 다툼을 벌이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공적인 회의 자리에서 국회의원 스스로 자신의 말이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을 알고 카메라와 속기사 앞에서 발언한 것인데도 나중에 후회할지 모를 말을 기록에서 삭제하려고 다툼을 벌이는 것이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고 일부 이용자는 메신저 앱을 쓰기 위해 스마트폰을 구매할 정도로 매신저 앱은 인기가 높다. 하지만 메신저 앱의 서비스 구조와 기술적 특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이용자가 많다.

몇몇 연예인들의 성범죄가 드러난 것도 상대의 메신저 앱을 통해서였다. 생생하게 기록된 구체적 정황이 범죄 혐의 입증에 결정적 단서가 되었던 것이다. 상대와 직접 메신저 앱을 하고도 초기에 혐의를 부인했던 이들은 사실이 드러난 뒤에 정보기술에 대해 무지한 데다 부도덕하다는 비난을 함께 받았다. 유명인들만이 아니라 일반 범죄 사건에서도 메신저 앱에 남아 있는 대화는 증인들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실체적 진실을 드러내는 주요한 증거로 기능하고 있다.

메신저 앱을 사용할 때는 중요한 기술적 특성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첫째, 메신저 앱 대화는 말이 아닌 글이라는 점이다. 허공으로 사라지는 말과 달리 영구히 보존될 수 있는 글로 대화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둘째, 내가 메신저 앱으로 말한 내용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도 모르게 대화 상대나 집단채팅방의 누군가가 대화 내용을 저장하거나 이메일로 보내 보관할 수도 있다. 일단 말하고 나면 주워 담거나 부인할 도리가 없다. 셋째, 메신저 앱의 기능을 충분히 알고 써야 한다. 숫자로 표시되는 수신 확인 기능이 있어서 상대가 나의 메시지 수신 여부와 확인 시각을 알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일찌감치 확인해놓고 이튿날 “방금 확인했다”고 둘러댄다면 상대에게 불신만 안겨줄 뿐이다.

메신저 앱의 대화가 주요 범죄에서 결정적 증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검찰과 경찰의 압수 수색이 쇄도하면서 메신저 앱 운영사는 이용자의 메시지를 서버에 보관하는 기간을 계속 단축하고 있다. 메신저 앱과 달리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는 통신업체 서버에 그 내용이 저장되지 않는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문자 내용은 발신과 수신 즉시 삭제하고 발ㆍ수신 기록만 1년간 서버에 저장한다.

카카오톡 사찰은 디지털 시대의 편리함에 가려져 있던 어두운 그늘을 드러낸 사건이다. 텔레그램으로 망명한다고 해서 이 모든 그늘이 사라질 수는 없다. 디지털의 속성을 파악하고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출처: 카카오톡 홈페이지>

사라짐을 구현한 서비스들

이런 상황에 착안한 새로운 서비스도 나타나고 있다. 듣는 즉시 사라지는 말처럼 문자 대화도 확인 즉시 자동 삭제되는 기능을 적용한 서비스다. 2013년 국내에 선보인 SNS 프랭클리는 메시지를 확인하고 10초가 지나면 대화 상대의 창에서 내용이 자동 삭제된다. 삭제되면 회사 서버에서도 복구할 수 없다. 단체대화방에서 누군가 대화 내용을 저장하면 모두에게 그 사실이 통보된다. 라인, 마이피플 등도 사용자가 대화 내용이 자동 삭제되도록 설정할 수 있는 ‘타이머 챗’ 기능을 추후 도입했다.

이 분야에서는 2011년 7월 미국에서 선보인 사진공유 앱 스냅챗(SnapChat)이 개척자다. 주고받은 사진이 즉시 삭제돼 흔적이 사라지는 기능을 이용해서 은밀한 사진이 오갔고, 덕분에 누드챗(Nude Chat)이란 별명을 얻었다. 페이스북도 2012년 유사 서비스인 포크(Poke)를 내놓았다.

빅토어 마이어쇤베르거는 일찍이 2009년 저서 [잊혀질 권리]에서 정보에 유통기한을 설정하자고 제안했다. 기록과 보존이 수월해진 디지털 세상에서 기록 대신 망각이 사업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메신저 앱들은 이동전화 문자메시지 기능에 비해 대화 기록 보존과 집단채팅방을 우월한 특성으로 강조하면서 빠르게 문자메시지 기능을 대체했다. 하지만 2014년 10월의 국내 메신저 앱 사용자들의 ‘사이버 망명’ 사태는 문자메시지 앱의 이러한 기능적 우월성만 앞세우고 보안과 같은 사용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업체와 사용자에게 독이 되는 기능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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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권 | 한겨레신문 부설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언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한양대 신방과 겸임교수를 지냈다. 1990년부터 한겨레신문 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2014년 설립된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2014), [인터넷에서는 무엇이 뉴스가 되나](2005), [별별차별](2012, 공저)을 저술했으며, [잊혀질 권리](2011)를 번역했다. 사람과디지털연구소를 통해 디지털 시대, 기술의 새로움과 편리함 너머 더 행복하고 지혜로운 사용법을 성찰하고 널리 알리면서 ‘디지털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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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철학과 구체적인 지침을 ‘디지털 리터러시’ 개념으로 제안한다. 디지털의 속성과 구조를 파악하고 디지털 문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이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필수 교양이 된 것이다. SNS가 주는 박탈감이나 행복감 모두를 성찰하면서 도구로서 현명하게 사용할 방법을 권한다. 사람과 디지털의 건강한 관계 맺기를 위한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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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폭력과 공감 능력의 저하 이미지 1

카페에서는 마주 보고 대화하면서 정겨운 눈빛을 교환하는 대신 서로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스마트한 연인’들이 쉽게 눈에 띈다.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준 뒤 아이가 수시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고 메신저 앱으로 손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반색하던 부모들이 오래지 않아 후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스마트폰이 자녀 손에 주어진 이후 자녀와의 대화가 단절되었다면서 스마트폰을 사준 것이 잘못이라고 자책하는 부모들도 있다.

스마트폰과 SNS 등 디지털 기술은 역사상 어떤 도구보다 강력하고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췄지만 디지털 기술의 확산이 오히려 사람들의 관계 형성과 소통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역설적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외로워지는 사람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사회심리학 교수로 30여 년간 과학기술이 사회에 끼친 영향을 연구해온 셰리 터클이 2010년 펴낸 《외로워지는 사람들》은 소셜네트워크 환경에서 더욱 외로움을 경험하는 현상에 대한 심층 보고서다. 온라인에서 더 쉬워지고 편리해진 연결은 느슨한 형태의 인간관계를 풍부하게 형성해주는 한편 인간관계의 질적 경험 또한 피상적으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이 책의 원제는 “모두 다 함께 외로이(Alone Together)”이고, 부제는 “우리는 왜 기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서로에게는 덜 기대하는가(Why We Expect More from Technology and Less from Each Other)”다.

“모두 다 함께 외로이”

네트워크화된 세상에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상대와 즉시 연결될 수 있게 됐다. 더 쉽게 더 많이 더 오래 연결되었지만 오히려 외로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은 초연결(하이퍼네트워크) 세상을 만들어낸 동력인 동시에 피상적 관계와 외로움의 근원이다. 기술 발전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방법의 진화는 더 많은 연결과 쉬운 만남을 가능하게 했다. 교통과 통신 수단의 발달에 따라 소통의 범위와 내용은 점점 늘어났고 소통의 방식은 변해갔다. 우편은 글을 통해 용건을 주고받는 특성상 정제된 내용 위주였고, 전신(電信)은 높은 비용과 빠른 전달이라는 특성 탓에 오가는 내용과 형식이 제한되어 있었다. 전화는 상대와 직접 음성을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즉시성과 동시성을 지녔다.

목소리는 글이나 전보 같은 문자의 형태로는 전할 수 없는 다양한 정보를 전달했다. 전화선 너머 상대의 표정 변화는 볼 수 없지만 목소리에는 많은 표정이 담겨 있다. 목소리의 크기, 강도, 높낮이, 빠르기, 음색, 발음의 명확도 등이 함께 전달된다. 어조와 음색을 통해서는 말하는 사람이 기쁜지, 화가 났는지, 무관심한지와 같은 감정 상태와 의지가 전달된다. 전화 통화에서는 목소리를 통해서 나의 상태도 마찬가지로 상대에게 전달된다.

상대를 만나 얼굴을 보면서 대화하는 것만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전화 통화는 발신자와 수신자가 목소리의 변화를 느끼면서 상대와 감정을 교환하는 행위다. 전화선 건너편의 상대가 목소리에 반가움을 담아 보내면 그에 대한 나의 반응도 목소리에 담겨 보내진다. 짜증낼 것이 뻔한 사람이나 거북한 상대에게 전화를 거는 일은 마음에 적잖은 부담이 된다. 컴퓨터가 없던 시절에도 직접 말하기가 부담스러워서 전화 대신 메모나 편지로 용건을 전하는 경우도 있었다.

발신자와 수신자가 함께 전화기를 붙잡고 있어야 하는 음성 통화와 달리 문자메시지와 SNS는 동시 연결성 없이도 소통이 가능한 방식이다. 수신자가 전화에 응답할 수 있는 상황인지를 살피거나 문의할 필요 없이 발신자가 마음 내키는 순간 문자를 보내도 문제없다. 받는 사람의 상황이나 메시지에 대한 반응을 고려할 필요 없이 발신자가 원하는 대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편리함이 있다. 메신저 앱 덕에 사실상 비용이 공짜가 된 것도 부담이 낮아진 요인이다.

라인,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앱의 인기는 편리하고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능 때문만이 아니다. 목소리를 통해 전해지는 상대의 감정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점도 메신저 앱이 소통 수단으로 인기를 누리는 이유의 하나다. 하지만 감정적 긴장에 대한 부담 없이 상대와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은 전에 없던 부작용을 낳고 있다. 더 오랜 시간을 들여 소통함에도 관계는 피상적이 되고 외로움은 깊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둔감해지는 아이들

디지털 세대는 주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소통하고 관계가 인터넷을 매개로 형성되면서 공감 능력과 사회성 발달이 영향을 받고 있다. 단적인 사례가 청소년층의 메신저 앱을 통한 ‘왕따’ 또는 ‘폭력’ 현상이다. 괴롭히려는 친구를 메신저 앱의 집단대화방에 초청해 대화방 구성원들이 돌아가며 심한 욕설로 괴롭히는 행위다. 2012년 8월 14일 서울 송파구의 한 여고 1학년생이 메신저 앱 폭력에 시달리다가 아파트 11층에서 투신자살한 충격적 사건이 있었다. 주변 학생들이 메신저 앱 대화방에 초대해놓고 “맞아야 정신 차릴 년”, “OO년”, “O년” 등의 욕설을 퍼부으며 숨진 여학생을 괴롭혔다.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쓰게 되면서 각급 학교마다 유사한 SNS상의 언어폭력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여자 중고등학교의 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요새 학생들 간에 물리적 폭력이 문제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메신저 앱을 통한 왕따 같은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 폭력은 오히려 광범하고 심각해졌다”고 말한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사이버 불링(스마트폰으로 메신저 앱이나 SNS 등을 이용해 상대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행동 또는 그러한 현상을 일컬음)

청소년기의 배타적 또래집단 형성과 ‘왕따’ 같은 특정인 배제 또는 폭력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근래 들어 왕따와 집단 괴롭힘 같은 학교 폭력 기사가 많아진 것은 디지털 세대에서 비롯한 특성이라기보다는 매체의 발달로 그런 사례가 더 많이 알려지게 되어서라거나 사회가 더 경쟁적이고 폭력적으로 바뀌어서라는 설명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한 왕따와 집단 괴롭힘 현상을 이제껏 청소년기에 흔히 나타났던 일탈 현상으로 보고 넘겨버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인터넷상의 왕따와 괴롭힘이 과거와 근본적으로 다른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디지털 소통 방식의 특성에 기인한다.

미국 코미디언 루이스(C. K. Louis)는 2013년 한 방송의 토크쇼에서 재치 넘치게 스마트폰의 폐해를 재치 있게 지적한 바 있다. “아이들은 짓궂은 장난을 하면서 자라게 마련이지요. 친구에게 ‘야, 뚱보야’ 하고 놀렸다가 친구의 안색이 안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아, 사람을 저런 식으로 놀려서는 안 되겠구나’라고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뚱보야’라고 글을 남기면 그걸 깨닫는 대신 ‘재밌네’라고 혼자서 생각하게 되지요.”

내 말에 대한 친구의 반응을 보고 어떤 말이나 표정이 상대를 화나게 또는 기쁘게 하는지를 관찰하면서 판단력과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 성장 과정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문자로 소통을 하다 보면 아무리 오랜 시간 채팅을 하더라도 얼굴 표정이나 목소리의 변화를 통해 상대의 감정 변화를 살피면서 소통할 때의 경험을 할 수 없게 된다.

많은 학생들이 메신저 앱을 통해 친구를 괴롭히는 배경에는 자신의 말에 반응하는 친구의 표정을 읽거나 목소리를 들을 필요 없이 일방적으로 욕설을 쏟아낼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출처: 충북지방경찰청>

얼굴을 마주 보거나 음성을 주고받으면서 하는 대화가 인터넷을 통해 문자로 이뤄지게 되면서 일어나는 주요한 변화는 공감 능력의 저하다. 속칭 ‘눈치빨’이 떨어지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친구에게 “야, 뚱보야”라고 말했다가는 주먹다짐을 하게 되거나 친구의 불쾌해하는 반응과 직면하게 된다. 일상에서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말을 할 때마다 상대의 감정과 상태를 살피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자 사회화 과정이다. 형제자매가 많은 가정에서 자라나 눈치가 발달한 막내들이 대체로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인간관계가 원만한 경향을 띠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처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나 성장 과정에서 낯선 사람이나 거북한 상대와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경험을 충분히 하지 못한 어린 세대는 사회성 발달이 저해될 수 있다. 물론 젊은 세대가 눈치 볼 필요가 줄어든 데는 디지털 기술 이외에도 다른 이유가 많이 있다. ‘눈치 파악’의 퇴화에는 한 자녀 가정, 빈곤 탈피, 성과 제일주의의 경쟁 사회, 학습량 과다, 인성 교육 부재, 개인주의 문화 등 다양한 요인이 배경으로 있다. 하지만 그중에도 디지털 기술을 통한 발신자 위주의 소통 문화가 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젊은 세대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여기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자기 생각 위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눈치 빵점’의 인간으로 자라날 우려가 있다.

머레이비언의 법칙, 소통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2008년 미국 에머리대 영문학 교수 마크 바우어라인은 “가장 멍청한 세대(The Dumbest Generation : How the Digital Age Stupefies Young Americans and Jeopardizes Our Future)”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펴냈다. 그 책에 따르면 1980~1990년에 태어난 미국의 젊은 세대(Y세대)는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대중화되는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내는 바람에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채 문자메시지와 SNS에만 몰두하게 됐다고 한다. 전자 기기를 통해 문자 위주의 소통을 하는 Y세대는 상대의 표정이나 몸짓, 손동작, 목소리의 떨림 등 ‘보디랭귀지’로 전달되는 비언어적 메시지를 해독하는 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이는 기성세대와의 갈등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대화에서는 오고 가는 메시지 못지않게 표정, 시선, 몸짓, 자세 등 비언어적 요소가 중요하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사회심리학과의 앨버트 머레이비언(Albert Mehrabian) 교수가 1971년 《침묵의 메시지(Silent Messages)》를 출간했는데 이후 그가 제시한 비언어적 소통의 중요성은 ‘머레이비언의 법칙’(‘메라비언의 법칙’으로 통용되고 있다)으로 공식화되었다. 머레이비언의 법칙은 한 사람이 상대로부터 받는 인상은 언어(메시지 내용)에 의해 불과 7퍼센트만이 형성되고 그 외 청각(음색, 목소리, 어조) 38퍼센트, 시각(시선, 표정, 몸짓, 자세) 55퍼센트 등 비언어적 요소에 의해 주로 형성된다는 이론이다. 주로 설득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활용되어온 이론이지만 비언어적 소통의 중요성을 규명한 머레이비언의 이론은 인터넷을 통한 소통 분야에서도 시사점이 크다.

머레이비언에 따르면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선, 표정, 몸짓, 자세’다. 최근 눈을 마주보고 감정을 나누며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가?

메시지의 내용보다 말하는 이의 음성과 눈빛을 통한 소통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은 문자 기반의 소통을 위주로 하는 디지털 세대가 기본적인 소통 능력을 배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소셜네트워크나 문자메시지를 통해서는 음성 정보가 오가지 않기 때문에 목소리에 드러나는 상대의 감정 변화를 읽을 수 없다. 오로지 텍스트로만 정보를 주고받을 뿐이다.

문자메시지와 소셜네트워크가 말을 대체하는 소통 수단이 되면서 의성어, 이모티콘, 스티커 등을 동원해 자신의 느낌이나 상태를 표현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실제 대면 대화에서는 대화가 이루어지는 시간과 공간을 비롯해 다양한 맥락적 정보가 공유되는 상태에서 말하는 이의 감정이 목소리와 표정으로 숨김 없이 드러난다. 인터넷 채팅에서는 발신자가 자신의 상태를 임의로 노출하는 구조다. 메신저에서 대화명(스크린네임), 프로필 사진 등을 통해 자기 상태를 알리는 이들도 있지만 감정에 따라 매번 바꾸기는 어렵다. 화난 상태여도 프로필 사진은 웃는 얼굴이다. 공감을 표현하는 방법도 지극히 제한적이다. 페이스북에 다쳐서 아프다는 얘기를 올려놓거나 슬픔에 잠겨 있다고 표현해도 친구들은 ‘좋아요’ 버튼을 눌러서 관심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 SNS로 소통을 하는 배경에는 상대의 감정을 읽게 되고 자연히 자신의 감정 또한 드러나게 되는 대면 대화를 기피하려는 심리도 있다. 음성 통화와 달리 스마트폰을 통한 문자메시지는 메시지의 내용이나 응답 방식을 발신자가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전화기 건너편 상대의 반응과 감정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우리 이제 그만 만나.” 마주 보고 있는 상대의 표정과 눈빛, 목소리를 온몸으로 느껴야 하는 부담감 없이 ‘용건’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메신저 앱을 통해 이별 통보가 오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청소년 문제 연구자들은 사춘기의 자녀들이 가족과의 식탁에서까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이유는 디지털 콘텐츠에 몰입해서만이 아니라 부모와의 대화를 의도적으로 기피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처음 만난 사이거나 서먹서먹한 관계에서 오는 어색함을 통해서 사람들은 관계를 진전시켜나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어색한 관계를 바꾸고 싶다면 상대의 말하는 태도와 의도를 이해하기 위해 집중하고 노력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지닌 사람들은 서먹서먹하거나 어색한 관계를 만날 경우 사춘기 아이들처럼 손쉽게 어색함을 회피할 도구를 갖고 있는 셈이다. 어색한 분위기에서 마치 중요한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주의를 돌릴 수 있다. 어색함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노력을 기피하게 되면 자연히 공감 능력이 개발되기 어렵다.

디지털 소통은 늘어났지만 점점 더 외로워지고 둔감해지는 우리들, 잠시 유리감옥을 벗어나 사람들과 직접 마주하는 시간을 늘려보면 어떨까?

셰리 터클은 네트워크화된 문화에서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감정적 교환의 부담이 따르는 대면 관계가 줄어들고 그 자리를 페이스북처럼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상대와 적당한 거리 두기가 가능한 ‘느슨한 유대’가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사람과도 소셜네트워크에서 손쉽게 관계가 형성되며, 실제로 만나 부대낌을 경험하는 대신 마음먹은 대로 자신의 프로필을 만들고 선택적으로 회피하거나 반응할 수도 있다. 결국에는 관계를 위해 내가 짊어질 부담 없이 내 요구대로 나에게만 맞춰주는 ‘로봇’과의 관계 형성으로 이어진다. 실제 대면과 대화를 통해 형성되는 진실된 친밀함을 대체하는 것이다.

SNS가 대면 대화나 음성 통화를 통한 소통을 대체하면서 일어나는 공감 능력의 저하는 신경 발달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3년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의 바버라 프레드릭슨(Barbara Fredrickson) 심리학과 교수는 얼굴을 맞대고 목소리를 주고받으며 공감 능력을 활용하지 않으면 관련 기능(미주신경)이 쇠퇴하는 현상을 실험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소셜미디어 위주로 소통하다가는 다른 사람의 마음과 상태를 읽는 공감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눈치가 없으면 개인은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주위 사람들은 배려가 부족한 자기 본위 행동에 피곤해진다. 디지털 소통은 개인들이 눈치 볼 필요 없는, 자기중심적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만들어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개인과 사회의 행복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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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권 | 한겨레신문 부설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언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한양대 신방과 겸임교수를 지냈다. 1990년부터 한겨레신문 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2014년 설립된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2014), [인터넷에서는 무엇이 뉴스가 되나](2005), [별별차별](2012, 공저)을 저술했으며, [잊혀질 권리](2011)를 번역했다. 사람과디지털연구소를 통해 디지털 시대, 기술의 새로움과 편리함 너머 더 행복하고 지혜로운 사용법을 성찰하고 널리 알리면서 ‘디지털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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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철학과 구체적인 지침을 ‘디지털 리터러시’ 개념으로 제안한다. 디지털의 속성과 구조를 파악하고 디지털 문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이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필수 교양이 된 것이다. SNS가 주는 박탈감이나 행복감 모두를 성찰하면서 도구로서 현명하게 사용할 방법을 권한다. 사람과 디지털의 건강한 관계 맺기를 위한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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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미국 월마트는 고객들의 구매 영수증에 대한 분석을 하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목요일과 금요일에 아기 기저귀를 구매한 고객들이 주류 코너를 찾아 맥주를 구매하는 성향이 높게 나타났던 것이다. 아내의 심부름으로 기저귀를 사러 나온 남편들의 구매 패턴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포착된 결과였다. 이를 활용해 기저귀 매장 옆에 맥주를 진열하자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기저귀와 맥주를 테이프로 묶어서 파는, 희한한 패키지 상품도 등장했다. 이후 판매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구매 연관성을 연구하고 그 결과로 얻어진 고객의 구매 패턴에 따라 상품을 전시하고 판매 전략을 세우는 것이 대부분의 매장에서 적용되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 됐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맥주와 기저귀라는 별 상관 없어 보이는 상품의 동시 구매패턴이 드러났다.

모든 것이 디지털과 온라인으로 처리되는 사회가 되면서 빅데이터(Big Data. 기존에 활용되지 않은 방대한 규모의 정형 또는 비정형 데이터를 처리해서 새로운 결과와 가치를 추출하는 기술)와 이를 활용하는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활용되지 않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새로운 가치를 캐내는 작업)이 성장 산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데이터 과학?

모든 것이 디지털과 온라인으로 처리되는 사회가 되면서 빅데이터와 이를 이용한 데이터 마이닝이 주목받고 있다.

구글은 어느 기업 못지않게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기업이다. 사용자들이 검색을 통해 만들어내는 방대한 규모의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분류하고 규칙을 찾아낸 다음 신규 서비스 개발과 기존 서비스 개선에 활용한다. 사용자들이 검색어를 입력하다가 실수하는 오자 데이터를 활용해서 가장 강력한 맞춤법 검사와 철자 추천 기능을 만들어냈다. 구글의 번역 서비스와 음성 인식 기능도 사용자들이 만들어낸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다.

구글은 정보를 분석하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점까지 나아갔다. 구글은 수년 동안 독감 관련 검색어의 추이를 분석한 결과 실제 독감 환자의 수와 유행 지역 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09년 <네이처 (Nature)>는 ‘검색엔진의 검색어 데이터를 활용한 인플루엔자 전염성 감지’란 논문을 실었다. 구글은 이를 활용해 독감 확산 예측 정보를 제공하는 구글 독감 트렌드(Google Flu Trend) 서비스를 개시했다. 구글 독감 트렌드는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CDC)보다 2주 정도 일찍 독감을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독일 노동연구소(IZA)는 “주택채무 상환 불이행 파악하기”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대출, 모기지, 채무 불이행 등의 검색어 데이터를 통해 금융 위기를 미리 감지할 수 있는지를 다룬 논문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과거에는 접하기 힘들던 형태의 정교하고 가치 높은 데이터가 방대한 규모로 축적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로그인 상태로 사용하는 개인용 기기인 데다 위치정보를 담고 SNS에 접속하고 있어서 사회관계까지 담은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있다.

애플, 구글 등은 사용자별로 스마트폰에서의 검색 행위, 일정, 구매 습관 등을 데이터화해 ‘구글 나우(Google Now)’와 애플 ‘미리 알림’ 같은 개인화된 예측 서비스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보다는 미국 등지에서 기능이 더욱 충실한 구글 나우는 로그인한 사용자의 일정, 이동 경로, 검색 패턴, 콘텐츠 이용, 숙박 정보 등을 통합해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맞춤형 정보를 넘어 향후에는 쌀이나 우유같이 주기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해야 하는 시점까지 알려줄 예측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데이터 과학의 미래는 점점 확대되고 각광받고 있다. 빅데이터는 모든 사물들이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사람이 직접 조작하지 않는 각종 기기와 사물들에 센서 등 전자장치를 달아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사물 간에 정보를 주고받아 처리하게 하는 기술이다. 가득 차면 비우라고 알려주는 휴지통이나 무인자동차가 그 사례)과 맞물리면서 미래의 주요 성장 산업으로 여겨져 국가적 지원 정책까지 발표되고 있다.

페이스북의 충격적인 ‘감정 조작’ 실험

하지만 빅데이터는 잘 드러나지 않던 디지털 사회의 그늘을 비추는 뉴스를 통해서 그 진짜 면모가 알려지고 있다. 데이터 확보와 처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가기관이나 기업의 행태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충격적이게도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프리즘(Prism)’이라는 도·감청 프로그램을 이용해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AOL 등을 쓰는 다른 나라 이용자들의 통화, 이메일, 검색 결과에 무차별적으로 접근해왔음이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와 <가디언>지의 보도로 드러났다. 두터운 베일에 싸여 있는 민간 데이터 관리 기업인 액시엄(Acxiom)도 가공할 정보력을 자랑하고 있다. 액시엄은 미국인 3억 명을 비롯해 세계 7억 명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분류해서 판매하는 세계 최대의 데이터 판매업체다. 나이, 성별, 피부색, 쇼핑 습관, 교육 정도, 병력 등 개인마다 최대 1500개 항목에 관한 정보를 모아서 기업에 판매한다. 미국인 가운데 ‘왼손잡이로서 연봉 4만 달러 이상인 라틴아메리카인’의 목록을 원하는 기업에 마케팅 자료로 파는 방식이다.

21세기의 빅브라더는 스마트폰을 감시하여 정보를 얻는다.

그렇지만 페이스북의 ‘감정 실험’만큼 빅데이터 시대가 어떤 모습일지를 충격적으로 드러낸 사례는 없다. 세계 정상급 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가 2014년 6월 17일에 게재한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대량 감정 전염의 실험적 증빙’이라는 논문이 공개한 실험이다. 페이스북 데이터사이언스팀의 애덤 크레이머(Adam Kramer) 박사는 2012년 1월 11일부터 18일까지 7일간 페이스북 사용자 68만 9003명을 상대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대상자들의 뉴스피드 알고리즘을 조작해서 15만 5000명에게는 뉴스피드에 긍정적인 포스팅이 계속 올라가게 하고 15만 5000명에게는 부정적 내용의 글이 올라가게 했다. 그 결과 긍정적인 콘텐츠를 읽은 이용자들은 긍정적 콘텐츠를 올리고, 부정적 글을 읽은 이용자들은 부정적 글을 올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를 이끈 크레이머 박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사람들이 친구들의 행복을 보고 더 우울해지고 결국 페이스북을 떠나게 된다는 말이 사실인지를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사람들이 친구들의 우울한 글 때문에 페이스북을 피하게 되는지에도 관심이 있었다”라고 실험 동기를 밝혔다. ‘페이스북 때문에 오히려 불행감을 느낀다’, ‘아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연결돼 행복감을 느낀다’는 주장이 엇갈리면서 논쟁을 낳고 있는 상황에서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지니고 있는 페이스북 데이터사이언스팀으로서는 무엇보다 궁금한 연구 주제였을 것이다.

하지만 페이스북 데이터 과학자들이 저명한 학술지에 자랑스럽게 공개한 연구는 즉시 ‘감정 조작 실험’으로 불리며, 자신이 실험실 쥐와 같은 취급을 받았다는 전 세계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거센 비난과 역풍에 직면했다. 상당수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자신이 실험에 동원됐다는 것을 전혀 모른 채 즐거운 내용이나 우울한 내용의 글이 걸러진 자신의 담벼락을 보고 있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만약 계속 우울한 글만 보던 사용자가 자살이나 범죄 같은 극단적 행동을 저질렀다면 이는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 것일까?

페이스북은 회원 가입 시에 “서비스 개선을 위해 사용자의 데이터가 사용될 수 있다”고 동의한 약관에 따라 실험이 진행됐다고 설명했지만 이런 해명 역시 반발만 불렀다. 페이스북의 서비스 이용약관은 가입자가 거의 읽어보지 않고 무조건 ‘동의’를 누르는, 대표적으로 복잡하고 난해한 약관으로 유명하다. 약 9000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페이스북 약관은 미국 헌법보다 길고 복잡한 법률 용어로 가득하다.

페이스북 데이터 과학자들이 대규모 ‘감정 실험’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이를 학술지에 발표한 것은 이런 방식의 ‘조작 실험’이 페이스북 안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져온 관행임을 드러내는 방증이다.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페이스북의 감정 조작 실험에 대해 그 취지가 잘못 전달돼 유감이라고 밝혔다.

친구들의 글과 사진 그리고 상태 업데이트 등 각종 소식을 내 담벼락에 배달해주는 페이스북의 핵심 기능인 뉴스피드의 속성상 알고리즘을 통한 일종의 조작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뉴스피드는 나와 관계를 맺은 모든 사람이 올리는 콘텐츠나 변경하는 업데이트를 모두 보여주지 않는다. 내 담벼락에 ‘업데이트 홍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알고리즘을 통해 선별해서 노출하는 구조다. 페이스북에 가면 언제나 나와 온·오프라인에서 깊은 관계를 맺고 서로에게 관심을 자주 표시하는 대상이 주로 노출되어 있는 이유다. 사용자가 관심 있을 만한 상대와 콘텐츠를 보여주기 위해 페이스북은 알고리즘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또한 페이스북은 액시엄처럼 극단적으로 세분화된 사용자 집단을 광고주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약 10만 가지 요인을 토대로 뉴스피드의 노출 순위를 매긴다. 그리고 이런 알고리즘을 통해 접속할 때마다 노출되는 콘텐츠를 1500개에서 지인 중심의 300개로 축소해 보여준다.

페이스북의 실험을 옹호하는 쪽은 “신문이나 방송 같은 미디어의 편집 행위도 모든 정보를 단순 게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관점을 담고 선별해 싣는다”며 페이스북의 감정 조작 실험이 특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신문이나 방송도 편집으로 뉴스를 선별하고 이를 통해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려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신문이나 방송은 거대 소셜 플랫폼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신문이나 방송에 대해서는 이용자가 불만을 가질 경우 구독이나 시청을 거부하기 어렵지 않지만 페이스북과 같은 지배적인 SNS에서는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이다. 우선 경쟁 상품이 다양하지 않다. 그다음으로 페이스북의 거대한 플랫폼에 나의 모든 친구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나 혼자 빠져나오기가 어렵다. 페이스북 가입자는 2014년에 이미 13억 명을 넘어섰다. 역사상 페이스북만큼 인류 전체의 감정과 생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미디어 기업은 없었다.

페이스북이 사용자들을 상대로 감행한 감정 조작 실험은 20세기에 인간 행동에 대한 조작 가능성을 탐구하며, 다양한 사회과학적 실험의 효시가 되었던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연상시킨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메시지를 보내 사람들의 반응을 통제하거나 유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인간의 행동과 사회를 목적하는 대로 유도할 수 있게 해주는 사회과학의 성배(holy grail)로 여겨져왔다. 페이스북 데이터사이언스팀과 함께 연구를 수행한 코넬대의 제프리 핸콕(Jeffrey Hancock) 교수는 “화학이 현미경을 얻은 것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만약 페이스북이 일련의 실험을 통해 좀더 정교한 감정 조작의 알고리즘을 만들어낸다면 특정 국가의 대통령 선거에 반미 후보자가 출마했을 경우 해당 국가 유권자들의 심리 상태와 투표 의사에 영향을 줌으로써 은밀하게 정치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이 아무 고지 없이 이미 페이스북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에 세계가 놀란 것도 그 때문이다.

당신이 돈을 내지 않고 상품을 사용한다면 바로 당신이 상품이다

빅데이터는 ‘기저귀와 맥주’ 패키지 상품처럼 고객과 기업 모두에게 편리함과 새로운 통찰을 가져다주는 정보화 시대의 금광과 같은 고부가 영역이다. 하지만 사용자 수가 정보량이 되고 이 정보가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빅데이터 보유 기업이나 기관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사용자들은 거대 기업의 조작 대상으로 전락할 따름이다.

19세기 미국은 독점화된 철도산업을 규제하기 위해 반독점법을 도입한 이후 시대에 따라 형태를 달리하는 정보화 사회의 빅브라더 출현을 막기 위해 이 법을 활용하고 있다. 1910년대에는 금전등록기업체인 NCR, 1960년대부터는 업무용 컴퓨터 기업인 IBM, 1970년대에는 복사기 등 사무용 전자 기기 업체인 제록스, 1980년대에는 거대 통신회사 AT&T, 1990년대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그 주된 대상이었다. 오늘날에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빅브라더의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당신이 돈을 내지 않고 상품을 사용한다면 바로 당신이 상품이다”라는 말이 있다. 공짜로 사용하는 대가로 우리가 제공하는 개인정보와 사용 내역은 사실상 우리가 알지 못한 채 제공하는 엄청난 가치의 상품이다. 빙산의 일각이 드러난 페이스북의 감정 조작 실험이 빅데이터 사회의 미래를 보여준 셈이다.


빅데이터 서비스는 사람을 데이터화한다.

빅데이터 산업의 활성화는 과거와 달리 모든 종류의 데이터를 생산하고 기록하고 활용하도록 부채질한다. 일단 만들어진 데이터는 어떤 용도로도 활용되고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술은 점점 발달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컴퓨팅 기기를 사용하게 되면서 개인의 이동 궤적과 24시간 데이터 사용 내역이 만들어지고 있다. 개인의 삶은 점점 더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고는 불가능해지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는 빅데이터 산업의 출현과 발달로 인해 새로운 효용과 가치를 얻게 된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현대의 필수적인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일상적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개인의 프라이버시 영역은 점점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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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언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한양대 신방과 겸임교수를 지냈다. 1990년부터 한겨레신문 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2014년 설립된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2014), [인터넷에서는 무엇이 뉴스가 되나](2005), [별별차별](2012, 공저)을 저술했으며, [잊혀질 권리](2011)를 번역했다. 사람과디지털연구소를 통해 디지털 시대, 기술의 새로움과 편리함 너머 더 행복하고 지혜로운 사용법을 성찰하고 널리 알리면서 ‘디지털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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